▲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 열린인터뷰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이창동 감독, 영화배우 문성근씨,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제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권우성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열기가 뜨겁게 가열되고 있습니다. 특히 투표일 7일 전부터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는 이른바 '여론조사 결과 공개 블랙 아웃'에 들어서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치러지는 또 다른 선거에 대해 서울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은 한발 비켜서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천백만 서울 교육을 책임질 '서울시교육감' 보궐 선거입니다. 현재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한 이들은 모두 4명입니다. 최근 분명치 않은 과정 끝에 후보직을 사퇴한 이상면 후보를 제외하면 '보수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문용린 후보와 비슷한 계열의 최명복 후보 그리고 '중도'로 분류되는 남승희 후보와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입니다.
특히 이들 후보 중에서 보수 세력의 지원을 받는 문용린 후보와 민주진보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이수호 후보의 각축이 치열한 가운데 남승희 후보와 최명복 후보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으로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각 선거 캠프의 평가일 뿐 많은 유권자들은 출마한 후보가 누구이며 그들이 어떤 공약을 하고 있는지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좋은 교육감'을 선출해야 '좋은 서울교육'이 이뤄집니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이지만 문제는 '어떤 교육감이 좋은 교육감이냐'는 기준입니다. 이 모호한 정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사립학교 부패 비리,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요 며칠 사이 제 지인으로부터 적지 않은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는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알겠는데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누구를 지지해야 하냐"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질문을 다하나 싶어 웃었는데, 대략 10여 통의 전화를 받고 보니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누가 뭘 주장하고 그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후보를 결정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하고 들은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어떤 사람이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되어야 할지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최근까지 서울시교육청 감사 공무원으로 일했습니다. 그곳에서 서울시교육청 관할의 초, 중, 고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11월 26일, 저는 스스로 사표를 제출하고 나왔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이번 12월 대선에서 '기계적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킬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표를 제출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투명하지 못한 '사립학교 비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립학교가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과거 잘못된 사립학교 비리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라는 것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사립학교는 말만 사립학교일 뿐 사실상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재정결함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원하는 국민의 세금으로 사립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일부 사립학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패와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7억 원의 학교 공금을 5만 원권 형태로 자신의 집 장롱에 보관하다 적발된 청원고 윤아무개 교장 사건입니다. 그는 자신의 부정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결국 지난 11월 23일, 50억 원의 교비 횡령과 더불어 정교사 채용 비리로 모두 2억 4000만 원을 수수(횡령 및 배임)한 혐의로 서울북부지법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습니다. 이 사건이 부패한 사립학교장 일개인의 비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립학교를 관리 감독해야할 책임이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관련 부서 고위 공무원이 오히려 문제의 교장에게 부정한 교사 채용을 요청하는 한편 그의 부모로부터 건네받은 '더러운 돈'까지 직접 교장에게 배달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 역시 이같은 '더러운 돈 배달'을 무료로 봉사한 것이 아니라 1000만 원을 그 대가로 챙겼고 이로 인해 같이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연간 사라지는 수십억 사립학교 시설 공사비는 어디로...한편 사립학교의 비리는 그야말로 '천태만상' 수준입니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감사 결과 공개' 코너에는 각급 학교 및 기관을 상대로 감사한 결과를 수시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곽노현 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의 수장이 된 이후 시작된 '새로운 변화'입니다. 보다 투명한 감사 시스템과 그 결과를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결과물 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립학교 감사를 나가보면 황당한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도면에 분명히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나 어디론가 사라진 학생 안전용 '스테인리스 난간'을 비롯, 급식실 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공사 역시 사실과 다르게 시공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수천만 원에 이르는 엄청난 거액을 지원받아 추진된 학교 옥상 방수 공사 역시 현장에 감사를 나가 실측해 보면 날림 공사도 이런 날림 공사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페인트 한 번 바르듯 '쓱' 칠하고 끝입니다.
방수 공사는 적어도 세 번 이상 방수액을 칠해야 3미리미터 이상의 적정한 우레탄 두께가 나오는데 대부분의 사립학교가 이처럼 형식적으로 방수액을 한 번 '쓱' 바르는 게 끝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사를 하니 제대로 된 방수 공사는 확인하기 어렵고 수십억 원이 넘는 아까운 세금만 허공에서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도 공사업자들은 억울하다고 합니다. 많은 돈을 남기려고 부실 공사를 했으면서도 그들은 오히려 손실만 입었다며 항변합니다. 도대체 엄청난 국가 세금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사학 비리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쩌면 '눈에 보이는 비리'입니다. 더 큰 비리와 부정은 사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바로 청원고 비리 유형이 그것인데 이처럼 부정 비리가 횡행할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주체인 서울시교육청 일부 공무원들이 오히려 그들과 같이 협잡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같은 교육 비리가 근절되지 못하는 것일까요.
'하이힐'의 고발, 서울시교육청 인사비리가 드러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