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의 벌판을 달려가는 기차여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최오균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항로를 결정하고, 짐을 싸고,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준비를 한 만큼 여행은 편해지며,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떠나기 전에 지나치게 너무 많이 준비를 하는 것도 짐을 무겁게 하고 여행을 더디게 할 경우도 있습니다.
지나치면 하지 않느니만 못하더란 말이 있듯이, 낯선 곳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너무 많이 준비하고 계산하다보면 그만큼 새로운 모험, 설렘을 맛볼 기회를 잃게 되고 맙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이 정설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돌다리를 뛰어넘는 모험심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항로를 항해하면서 짐이 자꾸만 늘어납니다. 배우자, 자식, 부양가족, 재산, 번뇌, 병…. 끝없이 늘어나는 짐을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우리는 인생항로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머리 속에 너무 많은 정보와 생각으로 가득 채우다 보면 머리가 몸과 다리보다 무거워져 나중에는 그만 주저앉게 되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눈썹까지도 떼고 가는 여행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즉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여행을 떠날 때 우리는 목적지에 가볍게 도달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