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이 자신의 개인전 '내정간섭展'의 두 작품 '박근혜'와 '문재인' 앞에서 트레이드마크인 '앙'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성식
1층 전시장 정면에는 박근혜와 문재인 두 후보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는 박 후보와 마이크를 잡고 있는 문 후보 각각의 특징이 잘 살아있다. 사람들에 둘러싸인 약간 상기된 표정의 안철수 전 대선후보, 미소를 짓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들과 악수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옆 쪽의 육영수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포옹 장면 등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모든 인물의 어깨에 하나같이 앉아 있는 '코코 샤넬' 고양이 인형이 인상적이다. 물론 그 정치인들 사이에 낸시랭 자신을 그린 그림도 있다.
2층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정면에 "~~~앙~~~~~!"이라고 쓰여진 문구이다. 4·11 투표 독려 '앙' 퍼포먼스 때 홍대, 국회의사당, 광화문 세종대왕 앞에서 들고 다녔던 문구이자, 그녀가 포즈를 취할 때의 구호이다.
이것이 전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가운데 역시나 '코코 샤넬'을 얹은 세종대왕이 이색적이다.
"제가 존경하는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시고, 집현전을 만드셔서 당대 많은 아티스트들을 서포팅 하셨잖아요. 모든 정치인들이 세종대왕처럼 국민을 잘 이끄는 어진 정치인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또한 2층 한가운데는 2010년 낸시랭 왕국을 선포하면서 영국 런던에서 'UK프로젝트: 낸시랭 나라건국 거지여왕(Beggar the Queen)'을 했던 모금함과 편지가 놓여 있다.
"'개인이 국가다'라는 콘셉트로 엘리자베스 여왕 생일 때 제가 거지여왕이 되어서 '여왕은 가장 부유한 거지이고, 아티스트는 가장 가난한 여왕이다'라는 생각을 편지에 써서 런던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모금을 했어요. 이로써 제 꿈은 사랑과 평화와 아트가 가득한 나라가 되는 것이예요." '축제 같은 정치, 즐거운 대선'으로 모든 국민이 민주주의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의 낸시랭 개인전 "내정간섭展"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팔레 드 서울'에서 13일(목)부터 24일(월)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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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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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문재인 어깨에 낸시랭의 코코샤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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