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교육감
황명래
- 이번 특정감사와 관련, 김 교육감께서 교과부를 '불법부'로 비난했다. 모든 언론이 '불법부'를 강조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관료' 입장에서 정부기관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드물 것 같은데?
"이번 사안과 관련, 위헌·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과 학생부 기재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고 계속 지적해왔다. 학생부 기재를 훈령 수준인 지침으로 하는 건 잘못됐다고 계속 지적을 했다. 교과부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고, 지방교육자치단체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불통부', '불법부'라고 한 것이다."
- 지난 8월 28일부터 17일간 교과부가 1차 특정감사를 시행한 뒤, 경기도교육청 공무원 74명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그 가운데 교육국장과 25명의 교육장을 포함한 30명에 대해서는 '특별징계위원회'에 징계신청을 하라고 요구했다. 김 교육감께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셨는데?"부당한 감사를 하고 그 결과로 74명을 징계하라고 요청을 했지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30명을 국가직이라는 이유로 해서 교과부에서 특별징계위원회에 요청을 하겠다고 하면서 신청을 하라고 했다. 관계법상 특별징계위원회는 교육체장(경기도교육감)이 '신청' 하게 되어 있다. 하지 않겠다고 하니 지난 22일, 교과부는 특별징계위원회에 신청하라는 직무이행 명령을 내렸다.
우리로서는 (교과부가 내린) 직무이행명령이 국가위임사무가 아니라 자치사무이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취지로 대법원에 취소청구 소송을 했다. 그 뒤, 교과부는 우리의 신청없이 장관이 특별징계위원회에 징계요구를 하고, 징계요구서를 개인(징계대상자)들에게 보냈다."
- 김 교육감께서는 학생기록부에 학교폭력 사안을 기재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재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오신 것으로 아는데?"학생기록부와 관련,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왔다. 낙인효과, 주홍글씨 효과가 있다. 소년법이나 다른 법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학생기록부에 학교폭력 내용을 기재하는 건 가중처벌·이중처벌이다. 헌법에 분명히 과잉금지원칙이라는 게 있다. 처벌을 하고도 이중, 삼중으로 진학과 취업에 결정적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위헌과 위법 소지가 있다. 이런 것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해소하고 학생들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 태어날 수 있게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그렇게 했다."
학생기록부 가해학생의 학교폭력 기재내용은 보존기간이 5년이다. 이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학생기록부 학교폭력 기록에 대해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 등을 도입해 이 기록이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으나, 교과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김 교육감은 '학생기록부 학교폭력 기재'가 소년법 등과 비교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소년법에 의거해서 처벌을 받은 경우는 학생기록부에 기재되지 않는다는 점과 비교해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폭력은 기재되지만, 교권 침해나 일반인 폭행, 소년원 수감 사실은 학생기록부에 기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학교폭력은 당연히 근절되어야 하지만 학생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이 선도적이면서 유일한 방안인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학교폭력은 사라져야 하는 문제임에는 분명하다. 구체적인 대안이 있다면?"학교문화를 바꾸고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그리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3자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교폭력을 줄이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가 처벌중심, 징계중심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가고자 애쓰고 열정을 발휘해야 한다.
경기교육에서는 교사가 중심이 돼서 (교육) 문화와 여건, 분위기를 바꾸는 작업을 여러 가지 형태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스스로 자치적이면서 자율적으로 학교분위기와 학교문화를 바꾸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변화를 만들어나가면서 모형을 만드는 것이 혁신학교"라고 밝혔다.
"MB정부, 교육문제 더 심화시키고 악화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