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박근혜 만나긴 했지만 문재인 지지"

'산속 감금설' 같은 해프닝으로 정치적 타격 자초

등록 2012.12.11 16:29수정 2012.12.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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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후보 지지 여부 논란을 빚던 박주선 의원이 11일 오후 결국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박근혜 후보 지지 여부 논란을 빚던 박주선 의원이 11일 오후 결국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남소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지지 여부로 논란을 빚던 박주선(무소속, 광주 동구) 의원이 결국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논란의 와중에 '산속 감금설' 같은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빚어 '네 번 구속, 네 번 무죄'를 무색케 하는 정치적 타격을 자초했다. 

11일 오후 2시 30분, 박 의원은 광주광역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의 선택은 우리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민초들의 열망'이며, 2012년 12월 호남 발전의 시작은 정권교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며,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요청으로 지난 8일 박 후보를 만나 '국민대통합과 호남의 발전을 위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제의를 받은 사실이 있다"며 박 후보와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박 후보와 만나 ▲ 국민대통합과 영·호남의 차별 시정 ▲ 소외된 호남에 대한 파격적 예산 지원 ▲ UN의 민주·인권·평화 관련 국제기구 유치 등에 대해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고, 박 후보는 흔쾌히 이 의견에 공감했다"는 것이다.

또 박 의원은 "박 후보를 만났을 때 '지지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  의견수렴을 하는 과정에 새누리당에서 발표를 해서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었다"며 "새누리당 측의 사실오인과 일부 언론보도의 혼선으로 지역민과 지지자 여러분께 심려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큰 정치적 타격 남긴 박주선 의원의 '박근혜 지지 파동'

박 의원이 주장하는 '새누리당 측의 사실 오인'은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새누리당에 합류한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한 종편과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10∼11일 사이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을 얘기한다. 10일엔 새누리당에서 "박 의원이 오전에 새누리당 입당을 한 뒤 박 후보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할 것"이란 언급까지 흘러나왔다.


그가 언급한 '일부 언론 보도의 혼선'은 이른바 '지지자들에 의한 산속 감금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 지지를 반대하는 지지자들과 토론을 하고 있는 상황을 '산에 끌려왔다'고 재미있게 표현했을 뿐인데 이를 두고 납치와 감금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파동은 그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박 의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애 속에 민정·사정·인사 기능을 통합한 법무비서관을 지낸 '국민의정부 핵심실세'였다. 그런 그가 박근혜 후보 지지를 검토했다는 것은 지지자는 물론 광주시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또한 '산속 감금설'이라는 해프닝까지 벌어져 박 의원 스스로가 정치 희화화의 장본인 노릇을 자처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후보 지지설' 하루 만에 '산속 감금설'이 나돌고, 감금설이 돈 지 하루 만에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호남 대권론'을 꿈꿨던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정치 해프닝이 이어진 것이다.

결국 그 정치적 해프닝의 종착점이 '문재인 후보 지지'였지만 광주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서늘하기만 하다. 광주 시민사회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박 의원에게 표를 준 것은 민주당으로 돌아갈 후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벌금형으로 풀려나 있는 상황이어서 자숙해도 시원찮은데 박근혜 후보 지지 여부로 또 다시 논란을 자초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박근혜 지지 #문재인 지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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