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도 노인들 차지... 대부분 1번 지지서산의 한 증권거래소의 모습.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TV에서 대선관련 뉴스가 흘러나오면 자연스레 주제가 대선이야기로 바뀐다.
김동이
태안에서 우리당으로 불리던 선진당이 사라진 지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두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냐는 질문은 무의미했다. 아직도 '우리당'을 지지하는 주민이라면 당연히 선진당을 흡수한 새누리당에 한 표를 던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여 택시승강장과 서산의 한 증권거래소에서 만난 주민들에게는 질문을 바꿔 '당을 떠나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서산의 한 증권거래소에서 만난 강아무개(40)씨는 "우리 증권거래소에는 하루에 평균 20~30여 명의 고객들이 찾아오는데 50대 이상 중장년층이거나 노인층이 대부분"이라며 "TV뉴스에 대선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토론의 장이 펼쳐지는데 결론은 1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우리 직원들은 대부분이 젊은 사원들이라서 그런지 대부분이 2번을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이 든 고객들과 이야기할 때는 공감하는 척 하고 있다"며 "서산과 태안에서는 안철수 효과가 극히 저조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지난 총선에서도 봤듯이 서산, 태안은 민주당 세력이 약한 지역 중 하나"라며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함께 우리 지역을 방문해서 어떤 이슈를 던지면 모를까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1번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태안읍 택시승강장에서 만난 김태영(55) 모범운전자회 사무국장은 "손님들은 아직 대선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가끔 택시 운전자들끼리 휴게실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대부분이 여론조사 나은 쪽이나 TV토론회를 보고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개인적으로는 1번을 찍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새누리당도 상대방을 비방하지만 (다른 당에 비해)수위가 낮다. 진보성향의 후보도 현실에 맞는 공약을 제시하긴 하지만 선거운동이나 방송을 보면 상대방을 너무 비방하는 게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흡수돼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씨는 "선진당 흡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선진통일당이) 충청도를 상징하는 당이었기에 찍어줬는데 실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후보에게 투표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 또 다른 택시기사는 "우리지역에서는 기름유출사고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확실한 매듭을 지어줘야 한다"며 "택시기사 입장에서 볼 때는 아직도 사고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름유출사고를 정치적으로만 이용하지 말고 기름유출사고와 연계해 정부가 공장이나 인력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했다.
재래시장에서 만난 권아무개(38, 여)씨는 "농담으로 남편에게 한 후보를 언급했다가 구박을 당한 적이 있는데, 내 소신대로 투표할 것"이라며 "맘 속으로는 이미 투표할 후보를 정했다. 개인적으로는 안철수 전 후보가 지지연설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