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JEJUKAYAK 게스트하우스'
이명주
수 년 만에 제주도를 방문했다. 모 단체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를 위한 아카데미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는데 퇴사를 했음에도 불구 졸업 워크숍 참여를 권해 별도 경비 지출 없이 좋은 여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2박 3일 중 하루는 자유여행 일정이었는데, 그 여정 중에 우연히 발견한 'JEJUKAYAK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한다.
그것은 함덕해수욕장 초입에 있었다. 해수욕장에서 뛰어나와 차도를 건너 주인장이 만들어둔 친절한 그물계단 대여섯 개를 오르면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이르는 환상적인 위치였다. 낮고 평범한 기와지붕 단층 건물에 아마도 주인장과 그 절친한 벗들이 공동작업을 했을 법한 알록달록 뽀로로와 무지개 페인트 그림이 정겨웠다.
마당에 들어서자 백지영의 <그 여자>가 흐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혼자 걷던 내내 흥얼거렸던 노래를 들으니 '이건 무슨 조화'인가 싶었다. 건물 벽면에 붙여 만든 작은 나무 탁자, 도미토리식 두 개의 방 침대 곳곳에 붙은 게스트들의 편지, 디자인을 통일하기보다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돋보이는 갖가지 색의 이불, 침대, 커튼들, 바위 위에 얹혀진 소라 껍질….
자연 속에서 얻고, 또 정성으로 만든 것들이 게스트하우스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니 공간의 느낌이 그 주인된 사람의 색채와 무관하지 않을 듯했다. 본인이 찾아갔을 때는 주인장이 출타 중이었던지라 돌아와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역시…, 주인장은 카약으로 제주-한강을 일주할 만큼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