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나무는 쓰러진채로 토막이 나면 토막이 난채로.....
정현순
관리실에서의 설명을 듣고 나니 가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문오름을 올라가는 내내 작은 휴지 한 조각, 담배꽁초 등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태풍이 와서 나무가 쓰러졌으면 쓰러진 채로, 토막 난 나무가 있으면 그런 채로 모든 것이 자연현상이 시키는대로 있었다.
몇년 전 금강산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곳도 놀라 울 정도로 깨끗했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전혀 눈에 띄지 않아 일행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명산이 있었다면 지금쯤 사람들이 무척 많고 곳곳에 쓰레기도 엄청날 텐데 여긴 그렇지 않네요."
"그러게요. 오늘 우리가 온다고 해서 마치 어저께 청소라도 한 것처럼 깨끗하네요."
거문오름도 금강산만큼이라 깨끗했다. 소리도 크게 내기가 금지 된 곳이기도 하다.
특별히 설명이 필요한 곳에서는 해설사의 재미있는 설명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해설사가 "자 이젠 240개의 오름계단을 올라가셔야 합니다"하자 여기저기에서 "어떻게 그많은 계단을 올라가요?"한다.
제주의 오름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높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은근히 경사진오름이라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2년 전인가? 오마이뉴스에서 제주도행이 있었다. 그때 영실코스로 한라산을 오른 적이 있었다. 그때 적잖이 고생을 한 것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때 나는 운동부족이란 것을 알았기에 그후로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래서였을까? 일행보다 앞서서 올라갔고 쉽사리 지치지도 않았다. 뒤따라 오던 친구들이 "어머머 쟤좀 봐라. 아주 날라다닌다."한다. 그 소리에 속으로 '운동을 해서일 거야. 운동의 힘이 이럴 때 나타나네"하며 혼자 흐뭇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