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림이 있는 팔영산 남쪽 골짜기 풍경
이승철
"우와! 이 정도면 이거, 황제밥상 아닌가?"푸짐한 밥상에 마주 앉은 일행들이 탄성을 지른다. 보글보글 찌개를 끓이고, 집에서 준비해 가지고 간 밑반찬과 곁들인 저녁상이 정말 진수성찬이었다. 남자들만의 저녁과 아침, 두 끼 식사를 염려한 아내들의 곰살궂은 정성이 깃들어 있는 밥상이었다.
남자 넷이 차린 황제밥상 그리고 남도의 밤소주 몇 잔씩을 함께 기울이며 밥상머리 방담이 무르익었다. 낮에 오른 방장산 산행이야기와 시답잖은 세상살이 이야기, 그리고 다가오는 대선과 대선후보들을 안주삼아 떠들썩하게 이야기꽃을 피운 저녁식사는 모두를 만족한 포만감에 빠져들게 했다.
방장산 산행과 장거리 운전, 그리고 저녁식사 반주로 마신 소주 몇 잔씩에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일행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곯아떨어진 일행들의 숨소리가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창문을 뒤흔드는 거센 바람소리가 자꾸만 신경을 자극한다. 휴양림으로 올 때 산자락을 돌며 승용차 안에서 바라본 바위봉우리들의 위용, 내일 바위산 여덟 봉우리를 우리 일행들 네 명이 모두 무사히 오를 수 있을까.
"어이! 빨리들 일어나, 아침이야 아침!"
밤늦게까지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다 바람소리가 잠잠해진 후에야 깜박 잠이 들었는데, 큰 소리로 깨우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역시 초저녁잠이 많아 맨 먼저 잠에 곯아 떨어졌던 일행이 가장 먼저 일어나, 새벽잠 꿈속을 헤매고 있는 우리들의 아침을 깨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