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의 화려한 캬바레 '박쥐'장면 중. 위선적인 주인공들이 모두 모였디. 변장을 한 부인 로잘린데(파멜라 암스트롱)가 남편 아이젠슈타인 박사(리차드 버클리 스틸)의 시계를 빼낸 장면.왼쪽부터 오를로프스키(이동규 분), 팔케 박사(일명 박쥐 박사, 나유창 분),가운데 두 부부, 교도소장 프랑크(스티븐 리차드슨 분), 이다(김보슬 분), 아델레(이현 분).
문성식 기자
2막에서는 또한 이 캬바레를 소유한 오를로프스키 왕자(이동규 분)의 카운트 테너 음색을 듣는 묘미도 있었다. 이 역할은 전통적으로 메조 소프라노나 카운트 테너가 담당하는데 이날 공연에서 카운트 테너 이동규는 말할 때는 남자 같은데, 노래하면 여자 같은 묘한 매력의 왕자 역할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아이젠슈타인과 교도소장 프랑크(스티븐 리차드슨 분)가 처음 만나 인사하는 장면에서 '메르시(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면 '멸치볶음'이라 답하고, '앙샹떼(만나서 반가워요)'라 하면 '엉성해'라고 답하는 등 대사 부분에서 우리말을 포함하여 재미를 더했다. 2막 마지막엔 요사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의 '말춤'을 모든 출연진이 추며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달인'으로 유명한 개그만 김병만이 3막 시작부에 교도간수 '프로쉬'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통적으로 이 역할은 각 지역의 유명한 코미디언이 맡게 된다고 한다. 김병만은 전혀 어색하거나 떨림 없이 혼자 약 10분가량 우리말로 연기를 펼쳤는데, 술이 떡이 돼 마대자루를 여자로 착각하고, '쥐잡기'에 혈안이 되는 등 코믹한 몸동작과 대사로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12월 대선을 의식하여 정치인을 '쥐'로 풍자하며 각종 돈비리와 관련된 '빼돌리쥐', 선거유세만 하고 공약은 지키지 않는 '언제 오쥐', 수해복구 현장에서 사진만 찍고 돕지는 않는 '찍쥐' 등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시의적절한 웃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