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자료사진).
유성호
2013년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의 관심은 이재용 사장의 승진 여부였다. 당초 삼성과 재계에선 이 사장의 승진에 신중한 반응이 많았다. 작년 말 이건희 회장이 직접 "더 공부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이 사장의 승진설은 수면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자, 이 사장의 승진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대선을 앞두고 재벌 총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높은 사회 분위기 등을 감안해 승진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야 정치권 등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민주화 요구가 거세다는 것 때문에 이 사장의 승진이 조심스러울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사회분위기에 기업 인사권이 편승하는 모습도 옳지 않다"면서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영진이 인사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 관계자는 "이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글로벌 경쟁사들과 협력관계를 유지 조정해오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핀란드 노키아를 비롯해 일본의 유수 전자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최대실적을 올릴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최대 실적에는 이재용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바람속에 이재용 삼성시대 열리나... 경영능력 의문도 여전이재용 부회장의 향후 삼성 내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권오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권 부회장이 부품(DS) 부문을 맡고 있고, 나머지 세트(DMC) 부문은 윤부근 가전담당 사장과 신종균 모바일 IT담당 사장이 지휘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들 부품과 세트 부문 등에서 총괄적으로 자신의 입김과 색깔을 드러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삼성 후계자로서 사실상 승계구도가 완성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이재용씨의 부회장 승진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며 "사실상 이건희-이재용 중심의 승계구도가 완성됐고 마지막으로 주주총회 때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올라가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삼성의 말대로 과연 전자의 올해 실적이 이재용 사장이 해낸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이 부회장이) 국내 최대 재벌 삼성을 경영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아직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 쪽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 강화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이다. 예전보다는 경영의 보폭을 넓혀나가는 것은 맞지만 경영 승계가 완성됐다는 시각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매주 2회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그룹 경영 현안을 챙기는 등 경영활동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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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실상 경영승계 완성... 이재용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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