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김수환 전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유인물을 뿌리다 끌려나가는 이성권씨를 쳐다보고 있다.
권우성
"누가 그래! 김영삼 총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
김봉조 민주동지회 회장이 연단에 나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말한 내용을 전하자 1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지만 단 한 사람 민주동지회 회원 이성권씨가 벌떡 일어나 외치며 A4 한 장짜리 유인물을 뿌렸다.
"부끄러운줄 알라!"고 호통치는 이씨를 참석자 몇 명이 끌어냈고 이씨는 격렬히 저항했다. 이씨는 행사장 밖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곧이어 경찰이 이씨를 잡고 당사 밖으로 쫓아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문민정부 출범을 뒷받침한 민주동지회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2층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현장에서 혼자 '거사'를 감행한 이씨는 민주동지회 회원이자 민주화추진협의회의 노동국 노동부 차장을 지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거로 민추협에서 받은 임명장 사진과 민주동지회에서 보내는 각종 부고 및 모임 알림 문자메시지도 제시했다.
이씨는 손으로 쓰고 복사한 성명서에서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지지는 민주화투쟁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5년, 우리가 쌓아올린 민주주의 탑은 무너져 내리고 민주주의는 과거 유신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며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인권은 간 데 없으며,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씨는 "동교동계, 상도동계 실세였던 일부 세력들의 박근혜 지지선언은 민주화 투쟁 일선에서 헌신과 희생으로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탄생을 뒷받침해 온 당원들에 대한 모독이며,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런 반역 세력의 박근혜 유신독재 후계자, 이명박 실정의 절반의 책임자에 대한 지지는 선거를 통해 심판과 응징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국민 대통합의 가면 기만극에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반민주세력을 규탄하고 각성을 촉구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