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슨 보고서에 대한 언론보도. 조중동을 비롯한 거의 모든 언론이 '한국 교육경쟁력 세계 2위'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하고 있다. 정작 이 순위의 의미가 무엇이고, 이 순위가 어떻게 나왔으며, 그로부터 읽어야 하는 교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도하는 언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터넷캡쳐(김행수)
거의 모든 우리 언론들은 타이틀을 '한국 교육시스템 세계2위'로 잡았다. 1등은 핀란드가 차지했고,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순위를 소개했다. 앞 다투어 한국의 2위라는 순위를 보도하면서 정작 교육시스템 경쟁력이 무엇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했는지, 이 보고서가 담고 있는 함의가 무엇인지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1등 지상주의, 줄세우기라는 우리 교육의 병폐를 우리 언론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정작 이 보고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순위가 아니라 그 순위가 어떻게 나왔고, 거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에 있지만 이를 주목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피어슨 보고서 원문은 교육의 변인들을 1차로 투입(input)과 산출(output)로 구분하고, 2차로 투입을 학교 선택권과 학교 자율성이라는 질적 변인(Qualitative), 교육예산, 학생-교사 비율, 재학 연수 등을 양적 변인(Quantitative)으로, 산출은 Pisa, Timss, Pirls 등 국제학력비교로 나타난 인지 기능(Cognitive skill)과 졸업률, 문맹률, 고용율 등 교육적 결과물(Educational outcomes)로, 마지막으로 1인당 GDP, 소득격차, 노동생산성, 범죄율 등의 사회경제적 환경(Socio-economic environment)으로 구분했다.
이 보고서는 교육과 관련된 투입과 산출, 양적 변인과 질적 변인, 그리고 사회경제적 환경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과 결과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핀란드가 1위, 우리나라가 2위를 했다는 식으로 보도된 순위가 '교육시스템 경쟁력'이라는 표현은 이 보고서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종합 순위가 나오는 것은 인지적 기능과 교육적 결과물을 종합한 지표의 순위이다. 즉, 핀란드가 1등을 하고 우리가 2등을 한 것은 교육 제도의 경쟁력이 아니라 피사와 팀스 등 국제학력비교에서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다는 것이고, 교육적 결과물로 분류되는 졸업률, 문맹률 등의 지표가 우수하다는 뜻이다.
피사, 팀스 등 국제학력비교에서 우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학생들의 졸업률과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 문맹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세계 2위를 했다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을 두고 '한국 교육시스템(Education system) 경쟁력 세계 2위'라고 하면 좀 민망하다.
피어슨 보고서가 말하는 한국 교육의 명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