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권우성
"그래도 이겨. 막판 되면 정권교체에 한표 던지는 거지. 정권교체 해야 한다, 국민여론이 60% 넘잖아. 적당한 때에 안철수만 나와서 도와주면 그땐 확 이겨버리지. 화룡점정."지난 23일 안철수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에 나온 민주통합당 핵심 관계자의 말입니다. 그의 말엔 힘이 넘쳤습니다. 자신감도 흘렀지요. 4.11 총선 이후 보기 드문 승리 예감이었습니다. 최근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대개 이런 말들을 합니다. "불안 불안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길 것이다. 역전은 된다."
정말 그럴까요? 한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왜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것일까요. 몇 가지 조사결과만 보더라도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같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하고 2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오차 범위를 넘어 10%포인트(p) 가까이 앞섭니다.
전국의 성인남녀 2310명을 대상으로 일반전화 RDD(무작위 임의걸기) IVR(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인데요. 박 후보는 51.0%, 문 후보는 41.8%의 지지율을 얻었지요.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3%포인트입니다.
또 다른 조사결과를 볼까요? MBN의 조사결과입니다. MBN이 30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대선 다자대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44.9%,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42.0%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지만 역시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고 있습니다.
SBS 조사는 어떨까요? SBS가 여론조사전문기관 TNS에 의뢰해 조사한 바도 MBN과 대동소이합니다. 박근혜·문재인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는 43.4%, 문 후보는 37.6%의 지지율을 나타냈습니다. 역시 5.8%p 차이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 후보가 우세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긴 합니다. M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선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후보가 41.2%로 박근혜 후보를 39.2%로 따돌렸습니다. 문 후보가 2%p 차로 앞서고 있지만, 역시 오차 범위 안의 접전입니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읽는 아주 확실한 지표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략 흐름은 알 수 있습니다. 이 조사결과를 문자 그대로 읽는다면 '이긴다'는 말이 곧 무색해집니다.
이목희 본부장 "안철수 나오면 문재인 지지율 상승"문재인 캠프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지난 29일 <오마이TV-대선올레>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선거분석을 했습니다. 일단 들어보시죠.
"세대별로 보자면 우선 20~30대에선 저희가 크게 우세합니다. 40대에선 조금 우세합니다. 50~60대는 저희가 열세입니다. 50대 열세가 조금씩 극복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박빙, 대전충남 경합, 강원-제주-부산경남-대구경북은 열세입니다.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이 정한 목표보다 저희가 10%p 이상 해냈고요. 나머지 지역은 점점 따라붙는 중입니다."긴박감이 돕니다. 뭔가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지요.
이 본부장은 "새누리당 우세는 대략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그러나 두 가지 아주 중요한 변수가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어쨌든, 안철수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는 문재인이다, 이랬습니다. 성원 보내달라 했고요. 얼마전 캠프에 나와, 지지자들의 뜻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을 때, 저희들이 기대하는 지지율 상승이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도우면 유리해집니다. 현재 저희가 미세하게 2%p 정도 지고 있다고 보지만, 이것은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상황입니다."새정치 공동선대위 구성을 위해 지금은 잠깐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박영선 의원의 생각은 어떨까요? 박 의원은 "약간의 위기감을 느낀다"고 고백했습니다.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젊은 층은 낮고 장년층은 높습니다. 따라서 박근혜 후보와의 지지율에서 문재인 후보가 7%p 차이를 벌려야 저희가 이긴다고 봅니다. 지금 상황을 분석하면 박빙이거나 열세지요. 저희가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민주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들이 바라는 새 정치의 바람을 흡수할 수 있는 몸부림을 쳐야합니다."박 의원은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세력의 힘이 얼마나 합쳐질 것인가를 봐야 하는 선거"라며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세력에 모든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치가 정말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지, 민주당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지요.
민주통합당의 두 고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금 상황이 좀 어떻게 느껴지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