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역시 모텔은 여행 중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숙박시설 중의 하나다.
김종길
아주 우연이었다. 전날 공식적인 세미나가 끝나고 며칠 더 묵을 요량으로 제주에 혼자 남았다. 숙소든 렌터카든 아무것도 예약된 건 없었다. 따라비오름을 내려와 어둠을 맞이했을 때 처음 숙소를 고민했다. 아니 고민이라기보다는 어디에서 잘까 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니 제주시에 모텔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대한민국 모텔이잖아.' 나름 긍정하며 검색에서 제일 먼저 나온 제주 시내의 한 모텔로 방향을 잡았다. 선입견만 없으면 모텔은 제주에서도 여행 중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숙박시설 중의 하나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앞 식당에서 저녁을 대충 먹고 이내 골아 떨어졌다. 눈을 뜨니 다음날 아침…. 지도를 꺼내 여기가 어딘가 보았더니 일도동이었다. 모텔 창으로 '흑돼지거리' 임을 알리는 거대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일도동이라면 그 옛날 삼성혈에서 나온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 세 신인이 활을 쏘아 각자 살 곳을 정하였다는 일도(一都), 이도(二都), 삼도(三都)와 관련이 있는 지명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