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2층에서 개최한 '대선보도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현장 기자의 책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의 실종'. 2012 대통령 선거 보도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언론 기관'인 기자 개개인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는 지난 11월 22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2층에서 <언론의 실종-대선보도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대선 보도 점검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한 각 언론사 공정보도 투쟁 기구 담당자들은 대선 불공정 보도에 대한 현장 기자들의 책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내부의 상처를 후벼야 하는 곤혹스러움도 엿보였지만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언론에 대한 열망이 더 크게 표출됐다.
KBS‧MBC 내부 모니터 강화이날 토론회에서 KBS와 MBC의 '보도 모니터링 강화' 방안이 소개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최문호 공정방송추진위 간사는 "앞으로 대선 기간 공추위 보고서를 뉴스보도, TV(토론), 라디오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주간 단위로 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 이재훈 간사도 "SBS의 총선 모니터를 벤치마킹해 오는 27일 선거 등록 후부터 본격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S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는 지난 총선 당시 영상취재‧편집 기자를 포함한 전 취재 인력이 돌아가며 일일 모니터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도 책임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활동을 펼쳤다.
"기자가 부끄러움 느껴야"이처럼 모니터를 강화하기로 한 이유는 직접 기사를 쓰는 담당자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다. 불공정 보도의 가장 큰 원인은 정권에 줄을 댄 경영진에게 있지만 대선 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견제할 방법은 개별 보도 감시뿐이기 때문이다. 최 간사는 "불공정 보도를 지적하면 '기계적 균형'론을 내세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BS '1대 1' 불공정 보도KBS 본부는 이날 공추위 보고서를 내고 '여대 야'의 비율을 '1대 1'로 맞춘다는 원칙 하에서 이뤄지는 불공정 보도들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11월 19일 문-안 후보의 공식 일정은 3건이었음에도 '단일화' 관련 보도에 밀려 하나도 소개되지 않고, 박 후보의 일정은 단 1건이었음에도 공약 제시 내용까지 상세히 보도됐다. 11월 17일 1TV '생방송 심야토론'은 여‧야 패널 비율을 맞춘다는 명목 하에 박․안 후보 측 패널만 출연시키고 문 후보 측 패널은 부르지 않았다.
편파 보도에 '압박감' 줘야MBC는 이날 토론회 발제에서 제시된 불공정보도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MBC 이 간사는 "실력 있는 기자는 갖은 방법으로 보도국에서 제외시키고, 지역 MBC 계약직 기자를 차출해 경영진 입맛에 맞는 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모니터 강화 계획에 대해 "편파적 뉴스를 작성할 때 기자와 부장 등 책임자들이 '기자들 또 시끄럽게 떠들겠군' 하고 압박감을 느끼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조작' 날 세워 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