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아줌마,북한에 가다> 저자 신은미씨
심규상
<오마이뉴스>를 통해 북한 방문여행기를 연재해 인기를 모은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51)씨가 대전 시민과 만났다. 신씨는 21일 저녁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2층 강당에서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 슬픈 여행'에 대해 2시간 동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헤쳤다. 특히 신씨는 이날 강연 말미에 직접 피아노를 치며 노래 실력(성악 전공)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그가 지난 해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40일 동안 북한 전역을 여행하고 느낀 여행기의 주요 강연내용이다.
# 방문 이유= "북한을 방문하기까지는 민족, 동포 그런 마음 갖지 않고 살아왔다.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이 자리 서기도 송구스럽다. 여행 좋아하는 남편이 북한도 우리 나라니까 여행 가자고 적극 설득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반공교육 탓에 북한은 달나라보다 먼 곳, 무시무시한 악당 로봇같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라 생각해서 정말 내키지 않는 여행이었다. '당신 혼자가라'고 했다가 아무 말이나 막하는 남편이 북에 가서 하고 싶은 말 마구했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봐 사명감으로 가게 됐다. 제가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생각을 확인해 보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다."
# 첫인상= "첫발 내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쩜 이들은 나와 똑같을까하는 동질감이 생겼다. 똑같이 아픔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이었다. 같은 언어, 문화, 정서를 공유하고 무엇보다 우리 민족 분단의 아픔을 어깨에 지고 버겁게 살아가는 내가 사랑하는, 내가 사랑해야 하는 동포고 내 이웃이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충격에 빠져 공황상태에서 헤매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가졌던 냉소의 벽이 무너졌다. 감동과 감격으로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우리는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친구, 형제이고 동포라는 사실 확인하고 감동과 감격에 잠을 못 이룰 지경이었다."
#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 = "아름다웠다. 참으로 순진하고 순박하고 따듯하고 겸손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여행을 통해서 민족애와 동포애 그리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얻게 됐다. 그런데 저와 같은 형제자매 동포가 아주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들도 민족분단의 아픈 현실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슬펐다. 북한은 한마디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가난한 곳이었다."
# 흥이 많은 DNA= "모란봉 공원에서 산책하는데, 여기저기서 '한 잔하고 가시라요' '대동강 맥주 한잔 하고 가시라요'하며 따뜻하게 부르더라. 안내원이 '이 분들은 재미동포다'하니까 곧 바로 '유 프럼 아메리카?' 하고 영어로 말을 걸기도 하더라. 사람들이 활발하고 정이 넘치고, 두 세 사람만 모이면 장구 북 가지고 와서 춤추고 그런다. 가무에 능하고 흥이 많은 DNA를 확인했다."
# 가짜 교회? 진짜교회?= "봉수교회에 갔다. 200명 정도 왔는데 특이한 것은 김일성 배지를 달지 않고 왔더라. 교회 올 때는 안 단다고 하더라. 가정교회가 많고 가정에서 예배드린다고 하더라. 가짜 진짜 떠나서 엄청난 커다란 건물과 십자가 밑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간다고 진짜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집에서라도 진심으로 예배드린다면 그게 진짜 아니겠나 생각했다. 그래서 진짜냐 가짜냐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