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성 성벽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들
전용호
금성산성 오르는 길은 순창 강천사계곡을 따라 올라오는 길도 있다. 하지만 금성산성의 가장 매력적인 풍경을 보려면 담양 쪽에서 오르는 게 좋다. 담양온천 못가서 주차장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주차비 2000원을 받는다. 주차장에서 산성 남문까지는 2.3km다. 산책하듯 걷는 길은 가파른 산길로 변한다. 높이 오르지 않았는데도 숨이 찬다.
소나무 숲을 빠져나오면 커다란 바위가 언덕을 이루고 그 위로 성벽이 둘러쳤다. 고약한 곳에 성문을 만들어놨다. 적이 공격하려면 사방이 훤히 터진 바위 위에서 공격해야 한다. 숨을 곳도 없다. 설령 성문을 통과하더라도 다시 성벽을 마주친다. 들어서면 독 안에 든 쥐가 된다. 난공불락 요새를 만들었다.
보국문을 지나고 남문인 충용문을 지난다. 충용문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시원하다. 넓은 곡창지대를 가진 담양은 이 일대의 군사와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할 만 했다.
성벽을 따라 걸으려고 길을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동자암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동자암에는 다양한 돌탑들이 서있다. 동자암은 예전에 'TV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무술을 배우는 동자들이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언젠가는 성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들어왔다고도 했다.
동자암 마당에는 스님이 수염을 길게 기르고 방문객과 차를 마시고 있다. 여전히 입담이 좋다. 이야기 중에는 스님들이 격식을 차리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이야기도 한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게도 그렇지 않느냐는 듯 눈길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