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동안 김장을 하고 땅속에 김치독을 묻어 김치를 땅속 천연냉장고에 저장했다.
최오균
지난 3일간은 김장을 하느라 무척 바빴습니다. 배추와 무를 뽑아 다듬고, 절여서, 양념을 하고, 버무려서, 마지막으로 땅에 구덩이 4개를 파서 배추김치, 총각김치, 동치미, 백김치 등 김장독을 차례로 묻기까지 정말 숨 돌릴 사이가 없었습니다. 김장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하며 아내는 불편한 몸인데도 3일 동안을 꼬박 김장을 담그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는 최전방 오지인데다 마을과도 3km정도 떨어져 있어 아내와 둘이서 김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으로 이사를 온 지 1년밖에 안 된 데다 모두가 가을걷이 때문에 눈코 뜰새없이 바빠서 누구를 도와줄 틈이 없습니다. 지난 토요일 날 큰 아이가 서울에서 와서 아내의 김장 심부름을 도와주고는 있지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밖에서 하는 일은 모두 내가 해낼 수밖에 없습니다.
내 평생에 김장을 하는 일에 관여를 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입니다. 배추와 무를 뽑는 일, 거실에 옮겨 놓는 일, 시래기를 벗겨 내는 일, 마트에 가서 양념을 사오는 일 등등 허드렛일은 내가 도맡아서 하고, 아내는 간을 치고, 양념을 버무려서 김장을 비비는 일들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