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가따 트위스터의 공연 모습아마추어증폭기로 더 알려진 야마가따 트위스터의 공연 모습
김용한
이날 치러진 가상결혼식에서는 레즈비언, 게이 한 커플의 결혼식이 동성애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축제하듯 한 가정의 모임체가 구성되는 과정을 연출해 보이기도 했다.
가상결혼식 주례에는 최초로 성소수자 18대 국회의원 출마에 도전했던 최현숙 레즈비언이 참석해 비록 가상결혼식이기는 하지만 이들의 행복한 가정 꾸림을 축복해 주었다.
최현숙씨는 주례를 맡으면서 "이 척박한 땅,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땅, 박근혜의 땅에서 4년째 가장 건강하고 활발하게 퀴어축제가 진행되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최씨는 동성애자 결혼의 의미에 대해 "결혼이 동성애자, 성전환자에게는 선택할 수 없는 제도이듯이 우리에게도 결혼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보다도 우리가 결혼을 하든 말든, 동거를 하든 말든 이성애자와 차별을 하지 말며 결혼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결혼식은 주례없는 주례사, 서로에게 쓰는 편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리본달아주기, 희망서약서와 낭독과 함께 아마추어증폭기로 알려진 야마가따트위스터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성소수자로서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줄곧 출석했다는 이성혁(30세)씨는 "젊은층에서는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으나 나이드신 분들은 여전히 우리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것 같다"고 느낌을 전하면서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대화를 하니깐 커밍아웃을 한 상태에서도 힘든 경우(대화단절)가 많은데, 나에 정체성은 내가 찾겠다는데 우리 사회가 강제하고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1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때부터 총연출을 맡고 기획했던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동성애자들의 참여가 많아졌고 직접 나서지는 못하지만 후원방법을 통해서라도 참여하는 동성애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하면서 "인권감수성은 높아졌으나 법제도나 성에 대한 인식은 후퇴되었는데 성소수자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인식되는 사회, 성소수자들도 가족구성원으로도 인정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던 이유진 학생(고1, 가명)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웃팅(노출)되는 것을 염려해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동성애자는 다른 사람과 틀린 것이 아닌데 너무 왜곡된 시선(에이즈전염, 지옥에나 가야된다)은 잘못된 것 같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신이 성소수자로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내가 잘못된 것인가?)을 많이 하고 있는데......, 종교적으로 기독교에서는 잘못된 것처럼 비춰지는데 꼭 해주고 싶은 말이 너희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