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문재인-안철수, 무조건 단일화 협상에 나오라

등록 2012.11.17 15:29수정 2012.11.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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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중대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안 될 일이다. 두 사람 다 한 발자국씩 양보해 다시 단일화 논의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 그래서 꼭 단일화를 성사시켜 내야 한다. 이것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두 사람을 따르는 정파의 범위도 훨씬 넘어서 있다. 국민을 위해서이다. 뜻 있는 다수의 국민을 위해서.

각종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인이 동시 출마를 했을 때,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나온다. 그것도 압승으로. 반면 문재인과 안철수가 단일화해서 양자 중 한 사람이 박근혜와 붙을 때 다소 여유 있는 차로 야권 단일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여론 조사는 나오고 있다. 정치 평론가나 선거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다.

대선 판도가 눈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셈이다. 문재인-안철수가 단일화에 실패하고 동시 출마할 경우 박근혜에게 필패한다는 예측은 두 사람이 하나 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조바심을 안겨 주고 있다. 보수 우익의 이명박 정권 5년도 모자라 또 우익에게 5년을 선물해야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문-안 두 후보가 명심해야 할 것은 단일화 방법은 전술에 속하고 야권 승리는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대선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사업도 동업하면 따르는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한 나라의 수장을 뽑는 과정에 있어서의 단일화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여기서 두 사람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말 말조심하며 진실에 기초해서 단일화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단일화는 승패가 있는 관점이 아니라 둘 다 승리하는 윈-윈의 관점에서 사고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두 개가 될 수 없다. 단일화 성공 하나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사람 대선 후보들도 신이 아닌 이상 결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장점을 내 세우기보다 단점을 쳐나가는 작업으로 단일화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그 흐름에서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은 똑 같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나는 문재인의 '개혁'과 안철수의 '쇄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둘이 합쳐질 때 더 큰 변화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마음에 드는 개혁과 쇄신이면 단일화가 지속될 수 있고, 그것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단일화 협상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은 대의(大義) 앞에 소의(小義)를 앞세우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대선에서의 야권 승리가 대의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단일화 방법론상에 불거지는 장애물은 소의가 될 것인 만큼 대의에 종속시키는 것이 맞다. 이것을 문-안 두 후보는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런데 역사는 가끔 소의가 대의를 이길 때가 있었다. 그것이 역사를 그르치는 작용을 했지만 당시는 그것을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아니 소의를 대의인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가까운 우리 현대사만 보더라도 해방 정국에서 이승만의 우파가 정권을 장악하고 백범 김구의 남북 협상파를 제거한 것이 대의처럼 보였으며, 박정희의 5·16쿠데타와 유신 독재가 대의라는 탈을 쓰고 국민 위에 군림한 것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문-안 단일화에 대해 거침없는 말로 공격해 오는 박근혜 캠프도 이런 극우 보수 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들은 두 사람의 단일화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방해할 것이다. 그들의 이간질은 도를 넘어 정치를 무력화하고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 쇄신이 아니라 구태 정치의 연장이란 말도 달게 받을 것이다. 정권이 왔다 갔다 하는 마당에 그 무엇이 두렵겠는가.

진보·개혁 세력의 단일화가 지지부진한 사이 박근혜 캠프는 극우 보수 결집에 신명이 나 있다. 김종인의 경제 민주화도 재벌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제외하고 1%의 가진 자 중심의 나라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나라를 승자 독식의 서바이블 게임장으로 만들어 가려한다. 약육강식의 경쟁 사회는 보수 우익이 지향하는 사회다. 박근혜가 오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런 제도가 더 공고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뭔가.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의 단일화이다. 이것밖에 길이 없다. 야권 단일화를 구태 정치라며 공격하는 부류가 있다지만 국민 다수를 위한 정권 획득에는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구태 정치는 국민을 위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개인의 영달을 앞세우고, 온갖 검은 방법 다 동원해 자기 정파 세 불리기에 영일이 없는 세력들에게 적용돼야 할 말이지 소수의 사람들을 대변할 게 빤한 극우 보수 대통령을 막기 위해 하는 야권 단일화에 합당한 말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을 돕고 있는 측근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후보의 생각은 돕는 측근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근거해서 정돈되기 쉽다. 그런 만큼 그들도 갈라서기 위한 조언이 아니라 하나 될 수 있는 데 이바지하는 조언들을 하기 바란다. 그동안 재미 없었던 정치, 문-안 두 후보와 그 측근들이 재미있는 정치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하면 그것이 국민들에게 주는 금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 단일화 #진보개혁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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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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