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릉전경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합장묘인 융릉의 전경
하주성
지난 11월 10일(토), 융건릉을 찾아 나섰다. 융건릉을 다 돌아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융릉의 석물을 보면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사도세자를 기억해 내고 싶어서였다. 입구에서부터 융릉으로 들어가는 숲은 가을이 내려 앉아있었다. 발밑에서는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정겹다. 누군가 가을은 발밑에서 온다고 했던가. 숲을 벗어나면 곤신지가 나타난다. 곤신지는 원형 연못으로 융릉이 천장된 이듬해인 1790년에 조성이 된 연못이다.
곤신지는 융릉의 남서방향을 뜻하는 '곤신방'에 조성을 한 연못으로, 묘지에서 처음 보인다는 물을 뜻하는 '생방'으로, 이곳이 길지이기에 조성을 했다고 한다. 원형의 곤신지에도 가을이 내려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융릉으로 향한다. 융릉은 원래 양주의 배봉산에 있던 영우원을, 수원의 화산으로 옮겨 현륭원이라 하였다. 합장 릉인 융릉은 병풍석을 세우고 모란과 연꽃무늬를 새겼다. 석등은 전기의 8각형과 숙종, 영조 대에 등장한 4각형 석등의 양식을 합한 새로운 양식이다.
융릉 앞에 조성한 석인도 사실적으로 조성을 하였으며, 예전에 가슴까지 숙여진 머리가 들려 있어 시원한 분위기를 낸다. 효성이 깊은 정조는 현륭원을 마련할 때, 당대의 최고 석공들을 데려다가 정성을 기울여 창의적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