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웅 '독서독본'언론인이자 저술가인 김삼웅 선생이 안내하는 깊이있는 책읽기 안내서
현암사
김삼웅의 <독서독본>(현암사 간)은 책 이야기지만 묵직한 인문학 서적으로 읽힌다. '책을 벗 삼아'(讀), '책에 마음 뺏기고, 꽃 향기에 취하고'(書), '세상을 읽고 고하노니'(讀), '문장의 시작과 끝'(本)을 챕터로 삼아 책 전문지 '책과 인생'에 3년간 연재했던 글들 가운데 적절한 것을 배치했다.
앞 두 장은 책을 사랑했던 사람은 물론이고, 인문을 사랑하다보니 그 품격으로 읽어냈던 자연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3번째 장부터는 책을 사랑하다보면 당연히 따르는 직필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저자 스스로가 박현채, 리영희, 장준하, 신채호, 송건호 등 저널리스트의 평전을 썼고, 언론인으로 살아온 만큼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따라서 책에서 소개하는 이들도 이탁오, 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등 비판적 지성들에 천착하는 경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고미숙씨에게 들은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한 후 변하지 않으면 진정한 독서나 여행이 아니'라는 말을 많이 원용했는데, 그 의미가 "입으로만 읽고, 몸에 체득하여 직접 실천하지 않는다면 독서는 독서고 나는 나일 뿐이니,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라는 율곡 이이의 글에서 나왔다는 것을 안 것도 작은 소득이다. 아울러 글 짓는 것이 날랠 경우 글이 들떠 날리는 게 병통이라는 말은 내 스스로에게도 뼈져렸다.
장석주의 <마흔의 서재>(한빛비즈 간)는 지천명을 넘은 문인이 십수년 후배인 마흔살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물론 이 책도 씨줄은 책이고, 날줄은 사람을 포함한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다. 출판업에서 나름대로 일가를 이룬 후 경기도 안성 금광호숫가에 집을 짓고, 책에 둘러쌓여 나른한 인생을 사는 저자는 시로 데뷔했지만 스스로를 문장 노동자라 칭하는 전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