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사 홍교홍교는 공업도시, 여수에서 좋은 쉼터다
김정봉
여수 영취산 흥국사를 찾아가는 길은 공업단지를 거쳐야 하므로 번잡하다. 그러나 흥국사 홍교를 건너면 분위기는 아주 달라진다. 홍교는 영취산에서 흘러내린 계류를 건너가는 무지개다리다.
이 계류는 여러 갈래 물줄기가 한데 모여 흐르므로 제법 크다. 흥국사 홍교는 절집의 무지개다리 중에 제일 크다. 홍교는 여름철 여수 시민의 한낮 쉼터로 시민들에게 매우 친숙한 곳이다. 공업도시인 여수에서 안식처와도 같은 다리다.
홍교는 인조 17년(1639년)에 세워져, 다른 홍예교보다 시기적으로 빠른 편에 속한다. 제일먼저 세워진 홍예교는 불국사 홍예교로 통일신라시대에, 선암사 승선교는 숙종24년(1698년), 송광사 삼청교·우화각은 숙종 26년(1700년), 건봉사 능파교는 숙종 30년(1704년)에 세워졌다. 흥국사 홍교를 제외하면 모두 숙종 때 세워진 것으로 그 당시 하나의 유행처럼 된 것은 아닌가 싶다.
절집의 무지개다리는 혼탁한 망상을 떨치고 차안에서 피안의 세계로, 범부에서 불국의 세계로 넘어가는 상징적 다리이다. 그러면서도 각 절집의 무지개다리는 주변의 풍광과 계류의 물색, 절집의 분위기, 무지개다리의 이름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 불국사의 엄숙한 무지개다리는 선암사의 신비로운 무지개다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절집의 무지개다리는 각각 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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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不自美 因人而彰(미불자미 인인이창), 아름다움은 절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인하여 드러난다. 무정한 산수, 사람을 만나 정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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