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미제라블> '장발장'역의 배우 정성화.
레미제라블 코리아
최고에게만 허락되는 꿈의 무대지난해 말 '레미제라블'의 초연을 알리는 오디션 공고가 올라오자 전국 극장 무대 뒤에선 일제히 레미제라블의 넘버들이 울려퍼졌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 관객들에게 레미제라블은 꿈의 작품이요, 기다림의 대상이었다. 지난 1년여 동안 SNS와 뮤지컬 관련 게시판에는 레미제라블에 대한 기대가 담긴 글들로 가득했고 오디션 상황을 알리는 배우들의 한 마디는 기사로 옮겨졌다.
그러나 공고 속 오디션 종료일이 한참 지난 후에도 캐스팅은 커녕 공연 일정에 대한 정보도 나오질 않자, 일부에선 지난 몇 차례와 같이 이번에도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 여름이 끝나갈 무렵, 드디어 한국어 초연의 베일이 벗겨졌다. 최소 1년이라는 장기 공연 소식에 한 번, 2000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7개월간 10차에 걸쳐 오디션을 해 각 배역당 단 1명의 배우만을 선발했다는 소식에 또 한 번 놀랐다. 길고 긴 전쟁에서 승리한 배우들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으며, 참여 소감을 말하는 목소리엔 혁명을 앞둔 청년들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들은 런던 오리지널 스태프들, 국내 최고의 협력진과 힘을 합쳐 꿈의 여정을 시작했고, 연습실에서 7주, 무대에서 공연과 같은 환경으로 3주라는 유난히 길고 고생스러운 연습을 통해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프리뷰 공연기간임에도 부족함 없는 무대로 황금빛 결실을 맺어나가고 있다.
주인공 정성화는 창법까지 바꾸는 노력에 타고난 연기 감각으로 그만의 '장발장'을 탄생시켰고, '자베르' 문종원 역시 크고 작은 무대에서 쌓은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판틴'역의 조정은 또한 짧은 등장에도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앙졸라'역의 김우형은 당장이라도 혁명에 뛰어들 것처럼 용감하며, '에포닌'역의 박지연, '마리우스'역의 조상웅, '코제트'역의 이지수, 신인 3인방도 대작의 무게감에 기죽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떼나르디에 부부' 임춘길, 박준면도 진지하고 어두운 극 분위기 속 웃음으로 활력을 더한다.
하지만 이 훌륭한 주, 조역 배우들 못지 않게 중요한 레미제라블의 진정한 '힘'은 '앙상블'이다. 특히나 이번 앙상블 배우들은 여타 작품에서 수차례 주, 조역으로 무대에 올랐던 실력자들로만 구성되었다. 다른 작품의 주, 조역을 마다하고 스스로 앙상블을 자처하면서까지 레미제라블에 참여하고자 했던 그들의 애정은 무대 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각 장면을 모두 하이라이트로 기억되게 하는 그들의 연기와 가창력은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앞으로 1년, 회를 거듭할 수록 작품의 밀도는 단단해지고 감동의 깊이는 보다 깊어져 우리는 지금보다 더 놀라운 무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게 될 '레미제라블' 한국어 초연의 마지막 공연이 기대되는 이유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어 초연 공연 일정:
용인 포은아트홀 (~11월 25일, 15일까지 프리뷰)
대구 계명아트센터 (12월 7일~2013년 1월 20일)
부산 소향아트센터 (2013년 2월 1일~3월 3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2013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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