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나라의 기념품과 사진이 가득한 식당 한 켠
이윤기
일본에서 첫날밤을 보내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다음 날 아소산(1520m) 라이딩에 대한 계획을 의논하느라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와 전 요코하마 YMCA 사무총장에게 선물로 받은 소주를 나눠 먹으며 밤 12시까지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머니는 낡은 식당에서 뒤풀이하는 우리 일행들을 위하여 온풍기도 틀어주고 녹차 마시는 법, 전자레인지 사용법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아소유스호스텔은 식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음식을 가져오면 요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도 둘째 날, 아침 일찍 아소산 라이딩을 떠나기 위하여 컵라면, 햇반, 김치, 참치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준비를 해왔습니다. 각자 2~3끼 분량의 음식과 팩소주 등을 준비해 왔는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자전거 타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둘째 날 아침과 점심에 모두 먹어치우고 배낭 무게를 줄이자는 데 쉽게 합의가 되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 식사 준비를 하면서 간밤에 흐릿한 조명 때문에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식당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찾아 온 여행자들의 흔적이 가득한 아소 유스호스텔의 40년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낡은 유스호스텔이라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한때는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명소였다고 합니다. 식당 한 켠에는 오래된 피아노와 기타 같은 악기들, 손 때 묻은 코펠과 낡은 군용 반합에 이르기까지 세계인들의 흔적이 가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