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댄스뮤지컬 "번 더 플로어(Burn the Floor)"중. 세계각국의 댄스 퍼레이드가 화려한 의상과 음악과 함께 화려하게 펼쳐진다.
서울예술기획
비트감 넘치는 음악, 베이스 드럼의 강렬한 생동감과 함께 무대는 살아나고 있었다. 춤도 춤이지만, 구찌, 베르사체, 돌체 앤 가바나 등의 디자이너들이 제작에 참여하여 만든 고가의 의상 367벌과 액세서리, 194켤레의 신발이 댄스를 더욱 화려하고 꾸며주고 있었다. 그 음악과 의상, 댄스가 화려하고 강렬한 군무로 녹아나며 무대 가득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에 그 누가 매혹되지 않으랴.
공연은 1막 13장, 2막 9장으로 이루어졌다. 1막 1장 'Ballroom Beat'에서 남녀 커플이 빠르게 선보이는 반항적인 '차차'로 시작하여 4장 "Slip into Something More Comfortable"에서 남성이 여성을 리드해야만 하는 룸바, 6장 "Fishies"에서는 한 남자가 네 명의 소녀를 가슴을 가볍게 울리는 차차를 추며 쫓아간다.
이렇듯 스토리를 가진 공연이지만 사실 스토리를 따라가기 보다는 각 장면마다 다양한 의상속에 파워풀한 춤동작과 완벽한 군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2막이 되면 조금 더 뮤지컬과 같은 이야기구조가 드러난다. 2막 1장 "Objection Tango"에서는 뉴욕의 할렘에서 미국계와 라틴계가 충돌하는 장면이 자이브와 차차, 탱고로 표현되었다. 2막 4장 "Funfare Paso Doble"에서는 파소 도블레가 투우장면을 모티브로 여성과 남성, 케이프와 소의 싸움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의 여자의 턴 동작이 인상적이다.
특히 2막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5장 "Burn for You"에서 두 남녀의 룸바, 파소 도블레 댄스이다. 늘씬하고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가 흰 드레스를 입고 검정 수트의 훤칠하게 멋있는 만자와 왈츠를 춘다. 시종일관 쉬지 않는 우아한 턴 동작으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저 무용수 어지럽지도 않나 걱정될 정도로 7분여간 여성의 우아한 회전동작이 남녀간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었다.
이 한 쌍에 더해 같은 의상을 입은 한쌍의 남녀가 그림자처럼 펼치는 거울대칭형의 춤동작이 더욱 사랑의 슬픔과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동작 하나하나 흐트러짐이 없고 각도까지 완벽하게 대칭형이다. 다소 소름이 돋기까지 하는 이 기예에 가까운 춤의 가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