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전통음식인 허르헉은 뜨거운 돌을 집어넣어서 만든다고 한다.
고기복
'우스니 나이르.'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머리카락 잔치'라고 할 수 있는 몽골식 돌잔치가 지난 11일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아장아장 카페'에서 열렸습니다. 돌잔치의 주인공은 이주노동자 부부의 자녀인 '둘궁'이었습니다. 돌잔치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실상 둘궁이는 22개월, 즉 두 달이 모자란 두 돌 아기였습니다. 잔칫상에는 뜨거운 돌에 구운 양고기인 '허르헉'을 비롯한 몽골 전통음식이 차려졌습니다. 여느 우리나라 돌 잔칫상처럼 푸짐했답니다.
이날 잔치에는 둘궁의 친지뿐만 아니라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함께해 아이와 부모를 축하해줬습니다. 잔치가 진행되는 동안 손님들은 돌아가면서 아이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 복주머니 같은 옷감에 집어넣었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몽골에서는 배냇머리를 계속 갖고 있으면 어머니의 기운이 아이를 지켜준다고 믿습니다. 때문에 우스니 나이르를 할 때까지 아이의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기른답니다. 우스니 나이르 때 배냇머리를 자르는데, 이는 아이가 더 이상 어머니 품에서 자라는 젖먹이가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머리를 자르는 친지들은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훌륭하게 자라길 바라며 덕담과 선물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생일 잔치가 기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