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로 생중계된 '오마이TV 대선올레'의 오연호 대표기자, 서해성 작가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서 시민들의 응원들이 적힌 벽을 살펴보고 있다.
권우성
갑작스런 전화였다. 오마이TV 2012대선스페셜 '대선 올레!'를 따라다니며 '엄지뉴스'로 상황을 중계할 시민기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재미있겠다!"였다. 6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1차 단일화 회동을 한 이후, 후보등록까지 20일 남은 현재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을 각 대선 캠프의 표정이 궁금했다.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후보의 캠프를 차례로 방문한 뒤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대선후보 캠프의 '대세'는 카페라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있는 '안철수의 진심캠프'도, 여의도에 있는 문재인 후보의 '시민캠프'도 마치 카페처럼 열린 공간을 갖고 있었다.
안 후보 캠프의 경우 건물의 한가운데가 뻥 뚫려 있고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카페처럼 놓여 있었다. 상담을 맡은 자원봉사자가 안 후보에게 제안할 정책이나 민원이 있는 시민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벽의 사무실이 카페 같은 공간을 빙 둘러싸고 있었다. 취재팀을 안내한 하승창 대외협력실장은 "열린 분위기와 투명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후보 캠프에도 열린 공간이 있었다. 여기에는 아예 '담쟁이카페'라는 이름이 있다. 카페 입구에는 실제 담쟁이잎과 낙엽을 말려 메모지처럼 방명록을 남길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꽃, 나무 등 자연주의적인 소품들도 양 캠프의 닮은 점이었다.
대선 캠프의 주인은 시민이다... 대세는 '카페 같은 캠프' 이날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함께 '대선 올레'를 진행한 서해성 작가는 "선거 캠프가 카페 형식으로 꾸며진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그만큼 캠프 주인이 선거공학자들이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의 캠프는 특별한 보안 통제 없이 개방된 운영을 하고 있었다. 정말 '아무나' 들어와도 카페처럼 "어서오세요" 하며 맞아줄 것 같았다. 문재인 캠프의 제윤경 공동선대위원장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가 없는 분이더라도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캠프에 표출할 수 있는 것이 참정권 확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소개했던 것 역시 캠프를 방문했던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흔적이었다. 캠프를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남기고 간 메시지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나, 자원봉사자가 칠판에 분필로 그린 안철수 후보의 얼굴 등이다.
또한 하승창 실장은 5층 한켠의 '콜센터'를 가리키며 "인터넷을 할 수 없는 분들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다른 캠프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 때부터 "국민의 뜻"을 강조했던 안철수 후보였기 때문일까. 캠프 공간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시민들과의 소통에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