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용 연필을 비롯 고품질 연필과 드로잉 용품을 생산하는 바이에른 북부 게롤즈그룬 공장. 1861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노란색은 행정부서, 빨간색은 연료시설, 파란색은 생산공장이다.
파버-카스텔 250주년 기념 책자
이와 관련 파버-카스텔은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6월 열린 제3회 명품창출포럼에서 좋은 연필을 만들기 위해 1980년대 중반 브라질에 대단위 소나무 숲을 조성한 사실이 소개된 것.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최고의 명품 연필을 만들기 위한 장기투자"란 평가가 뒤따랐다.
처음 심은 소나무를 목재로 쓰려면 15∼2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해서는 어려운 선택이다. 파버-카스텔에 따르면 "매년 수 백만 그루의 리기다 소나무 묘를 심고 있으며, 이들 숲은 국제산림인증(FSC)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조성 숲의 30%에 달하는 산림은 자연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잘 조화시킨 '명품 사례'인 셈이다.
2000년 3월 독일금속노조와 비준한 파버-카스텔 사회 협약 또한 기업으로서 사회 안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고용과 노동조건을 자발적으로 서약한 것으로, 이 협약에는 아동 노동 금지, 위생적이고 안전한 노동환경 보장, 국적·성별·종교·인종을 불문하는 평등한 기회와 대우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현재 파버-카스텔은 독일, 오스트리아, 브라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페루,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브라질 공장의 직원 숫자는 2,8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운 협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라마다 다른 노동 조건을 당연히 여기는 일부 기업들의 행태와 비교한다면, '글로벌'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건강한 돈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