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자전거 메고 전철 타기
이윤기
늦은 점심을 하카타 역 9층에 있는 고급 식당가에서 해결하였습니다. 1인분에 1400엔, 후식까지 나오는 고급(?)스런 점심을 먹고 하카타 역 지하에 있는 쇼핑몰로 내려가보니 700~800엔으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값싼 식당이 즐비하였답니다.
오후 4시 30분 출발하는 전차를 타고 아소까지 이동하게 되어 남는 시간을 하카타 역 쇼핑센터와 역 주변을 둘러보면서 보냈습니다. 일본에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정말 하카타 역 광장에는 수백 대의 자전거를 동시에 보관하는 유료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공영 자전거 보급으로 유명해진 창원에 있는 누비자 키오스크와는 좀 다른 모양이었지만, 바퀴를 끼워서 분해하지 않고는 자전거를 꺼낼 수 없도록 보관할 수 있는 장치였습니다. 물론 무료로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은 버스승강장만큼 많이 있었습니다.
일본 거리에는 정말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았고, 주차된 자전거들도 많았습니다. 젊은 여성분들이 짧은 옷을 입고도 거리낌없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대부분 평상복이나 교복차림이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처럼 쫄바지에 안전모를 쓰고 자전거 타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가히 자전거 천국이라고 할 만했습니다.
전차를 세 번이나 갈아 타고 구마모토를 거쳐 아소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8시 30분쯤되었습니다. 세 번 전철을 갈아 타는 동안 만만치 않은 무게의 배낭과 자전거를 순전히 각자 자기 힘으로 메고 다녔습니다. 1인당 자전거 한 대씩이니 남녀노소를 가릴 수도 없었고 누굴 도와줄 수도 없었습니다.
구마모토역에서 전차를 갈아탈 때는 퇴근 시간에 걸려 15대의 자전거를 전철에 싣고 다니는 게 신경이 좀 쓰이더군요. 전철에는 학생들로 북적였는데, 15대의 자전거를 세 칸에 나눠 실었더니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하였습니다.
아무튼 전철 타기에 지쳐 "차라리 자전거 타는 것이 낫겠다"는 말이 나올 무렵 아소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소역 근처 편의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까지 다시 약 3km를 자전거로 이동하였습니다. 첫 날은 여객터미널에서 하카타 역까지, 그리고 아소역에서 아소유스호스텔까지 하루 종일 고작 6km를 타고 오후내내 자전거를 어께에 둘러 메고 다녔습니다.
이튿날부터 5일 동안 자전거로 일본 여행을 하면서 예정했던 라이딩 시간을 맞추지 못할 때마다 여러 번 전철을 타고 다음 목적지까지 이동하였습니다. 4박 5일 동안 겨우 220km를 자전거로 이동하고, 그보다 훨씬 먼 거리를 전철을 타고 다녔습니다. 자전거와 전철은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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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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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꼴랑 6km 타고, 메고 다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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