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벽화마을 사람들을 뒤에서 돕는 기노헌 팀장(좌)과 유순혜 작가입니다.
임현철
경기도 수원시 지동 벽화마을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다음 세대와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벽화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리에 직접 신청해 벽화를 그리는" 여학생들이었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벽화 그리기에 동참하는 다양한 시도 속에 자발적으로 희망 만들기에 동참한 어린 소녀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둘째, 그림도 그림이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풀풀 풍겼다는 겁니다. 특히나 골목에서 김치 담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집에서 김치 담는 건 흔한 일상입니다. 하지만 골목으로 나와 김치 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여자 아닌 남자가 총각김치를 버무리며 맛보길 원하는 이에게 나눠주는 미덕까지 녹아 있었습니다.
김치 담는 광경을 보며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양새를 간직한 골목으로 특화시키면 괜찮겠다는 싶었습니다. 벽화뿐만 아니라 '골목에서 우리네 일상사 재현을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입니다. 사는 맛은 여러 사람이 어울려야 제맛이고, 거기에서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사람이 희망이었습니다. 지동 마을 만들기 사업의 주체는 물론 동네사람입니다. 하지만 뒷받침도 매우 중요합니다. 편한 자리 마다하고 주민 속으로 뛰어든 수원시 마을만들기추진단 기노헌 팀장, 벽화길 조성 총 책임자인 유순혜 작가, 종탑을 노을빛 전망대로 개조해 일반에 개방한 지동 제일교회(담임목사 이규왕) 등이 그들이었습니다. 마을과 하나 되려는 마음이 충분했습니다.
시대의 과제, 경제 민주화 통한 '희망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