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경 교수의 강의안에 등장한 Bob Ross의 그림
봅로스
"프랑스식 정원과 영국식 정원 중 어느 쪽을 좋아하십니까?"프랑스식 정원은 사람의 손으로 깔끔하게 가다듬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런가 하면 영국식 정원은 식물들이 자유롭게 자라도록 가만 두어서 완성한다. 당신은 어느 정원을 좋아하십니까? 답이 같을 수는 없다. 기호는 사람마다 다른 법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그림에 대한 개인적 기호도 그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누가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가는 순전히 개인 차원의 몫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커피잔 세트를 고를 때 꼭 장미 그림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듯이, 그림도 반드시 사실적이고 예뻐야만 가작인 것은 아니다.
"지나친 설명은 감상자를 구속하는 족쇄입니다."이 교수는 제인 폰다가 출연한 최초의 공상 과학영화 <바바렐라>를 예로 든다. 세기의 미녀인 그녀는 이 영화에 전라로 출연하다. 그런데 투명 플라스틱이 앞을 가려 관객은 언제나 상상의 세계를 맴돌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덴마크의 오리털 이불광고에는 미녀가 발가벗은 채 누워 있다. 하지만 이 광고가 <바바렐라>를 이길 수는 없다. <바바렐라>는 보는 이의 뇌를 끊임없이 자극하여 자유롭게, 그리고 분방하게 상상하도록 여유를 준다. 그래서 지겹지 않다. 오리털 이불 광고는 몇 번 안 보고도 지겹다. 지겨운 그림을 어찌 집에 날마다 걸어놓을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