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구미시 산동면 주민들이 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민관합동조사단에서 민간 위원들이 사퇴한다고 밝혔다.
조정훈
지난 9월 27일 구미 국가산단 4단지에 위치한 (주)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불산가스 유출로 일어난 사고와 관련해 '불산사고 민·관합동 환경영향조사단'을 구성하고 환경조사를 벌여왔지만 주민대표와 민간위원들이 정부 측 위원들을 불신하면서 사퇴해 파행을 겪고 있다.
조사단은 경북대 민경석 교수를 단장으로 해 환경부, 경상북도, 구미시, 주민대책위, 민간전문가 등 24명으로 구성해 지난달 9일부터 활동하면서 대기, 지하수, 수질, 토양 등의 환경영향 조사를 해왔다.
하지만 주민대책위, 민간전문가 등 5명은 지난 5일 구미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사단 구성의 불투명성, 운영방식의 문제, 지난달 31일 조사단이 민간위원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발표한 환경조사 분석결과 발표의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사퇴했다.
이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져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대했으나 조사단의 활동은 사태 수습을 위한 단계적이고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조사단의 조사에 불신을 나타냈다. 처음부터 환경부는 진정성이 없었고 산하기관을 통한 조사와 자료 분석결과는 앵무새식으로 '불검출', '영향없음'만 되풀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대책위 김상호(봉산리 대책위 부위원장)씨는 "주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 수습을 빨리 끝내려고만 했다"며 "안전하지도 않은데 들어오라고만 하는 것으로 느껴 허탈하고 분노가 일었다"고 말했다.
김상호씨는 "조사단이 주민들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고 빨리 해결하려고만 했다"며 "마을 인근의 나무들을 벌목하고 항공기를 이용해 중화재를 뿌린 후 주민들이 집으로 되돌아오도록 하려고 해서 막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조사단이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자료를 내 "불산 피해지역 환경영향 현재까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이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상호 주민대책위 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줄도 몰랐다며 주민과 민간위원을 제외한 의도를 의심했다.
김상호씨는 "31일 오전에 기자회견에 참가할 수 있느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고 주민대표 박찬욱씨를 비롯한 민간위원들은 다음날 인터넷을 통해 기자회견이 열렸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