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암 회주 옹산스님(전 수덕사 주지)이 발간한 <작은 방에서 도인나다>
혜민기획
정확히 100년 전 열반에 든 한국 불교의 중흥조 경허(鏡虛·1846~1912) 큰스님이 뭇사람들의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 주지를 지낸 천장암 회주 옹산스님은 최근 경허 큰스님의 열반 100주기를 기리며 163쪽 분량의 <작은 방에서 도인나다>를 출간했다.
<작은 방에서 도인나다>는 나병 여인과 동침하며 무애행(無碍行)을 실천한 이야기를 비롯해 경허 큰스님의 법향(法香)과 법훈(法訓)을 느낄 수 있는 수많은 일화와 법문, 행장기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특히 '삼월'(만공·혜월·수월)로 불리는 3대 제자와 주고받은 선문답(禪問答)이 아무런 꾸밈없이 담겨있다.
경허 큰스님이 18년 동안 머물면서 '선풍(禪風)'을 일으킨 서산시 고북면 연암산 자락의 천장암(天藏庵)도 아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작은 방에서 도인나다>는 고승전이 아니라 한편의 에세이와도 같다.
옹산스님은 사진과 해설까지 곁들여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불교와 경허 큰스님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은 방에서 도인나다>를 편집했다.
그만큼 쉽게 읽히지만 책을 덮은 후에 남는 여운은 수백쪽에 달하는 여느 철학서나 잠언집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너무 두꺼운 책은 좀처럼 사람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렵다. 뭇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경허큰스님과 천장암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읽을 수 있도록 요점만 뽑아서 간결하게 집필했다"는 옹산스님은 책머리에 "소박하고 분량도 많지 않지만 어느 책보다 진솔한 글들이어서 충분히 경허큰스님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부담 없이 읽다보면 혹 수행의 지팡이로 삼을 만한 구절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허 큰스님은 승가(僧家)와 속가(俗家)에 얽매이지 않는 무애행을 실천하고 선의 생활화를 모색한 생애를 통해 한국 선불교를 부흥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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