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미국 대선 'D-1'... 오바마 '아슬' 우세

전국 지지율 사실상 동률... 선거인단 확보는 오바마 유리

등록 2012.11.05 16:02수정 2012.11.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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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2012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는 오는 6일(현지시각) 길고 치열했던 선거전을 끝내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 선거가 불과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와 롬니는 하루 3~4개 주를 오가며 막판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롬니의 추격에 긴장한 오바마는 지난 4일 경합주 버지니아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첫 합동 연설에 나섰고, 다음 날에는 뉴햄프셔, 플로리다, 오하이오, 콜로라도 등 4개 주를 방문했다.

롬니 역시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와 함께 보수층 결집에 힘쓰고 있다. 이날 롬니는 경합주 아이오와를 방문해 "오바마는 지난 4년간 경제회복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공격하며 정권 교체를 외쳤다.

여론조사 "경합주 우세한 오바마가 더 유리"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 투표소 시설 부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허핑턴포스트>의 보도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 투표소 시설 부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허핑턴포스트>의 보도허핑턴포스트

역전을 거듭하던 선거전은 현재까지 오바마가 근소하게 앞서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지율은 동률이지만 미국 대선은 전체 득표율이 아닌 누가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로 결정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따라서 경합주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발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오바마가 경합주 11곳 중 오하이오, 뉴햄프셔,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 콜로라도, 네바다 등 8곳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어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롬니는 우세한 경합주는 플로리다,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3곳에 그쳤다.


롬니는 지난달 1차 TV 토론에서 기대 이상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한때 지지율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토론 효과가 감소했고, 미국 동부를 덮친 허리케인 '샌디'에 오바마가 적절한 대처 능력을 과시하며 다시 지지율을 회복했다.

본격적인 투표를 앞두고 신경전도 과열되고 있다. 4일 조기투표가 시행되고 있는 플로리다에서는 투표소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는 긴급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시설이 충분히 설치되지 않아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가 무려 4~5시간을 기다려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더구나 플로리다는 경합주인 데다가 캘리포니아, 텍사스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선거인단(29명)을 보유하고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두 후보의 대결이 워낙 치열해 지난 2000년 조지 부시와 엘 고어의 대선처럼 오바마가 선거인단 확보에서 앞섰지만, 전체 득표율은 롬니에 모자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선자 발표가 예정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치열한 대선, 사회 분열 심화도 우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전망한 미국 지역별 지지도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전망한 미국 지역별 지지도 리얼클리어폴리틱스

미국 대선 역사에 남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펼친 오바마와 롬니 모두 미국의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시카고대학 교수를 지낸 엘리트 변호사 오바마는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마약에 손을 댔던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2004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오바마는 그해 연방 상원의원이 되었고,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는 '고속 성장'을 했다.

2008년 대선보다 더 치열했던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꺾은 오바마는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까지 꺾으며 마침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오바마에 도전장을 던진 롬니 역시 전 주지사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하버드를 졸업하고 기업가로서 엄청난 재산을 축적한 전형적인 백인 주류로 보이지만, 항상 소수종교인 모르몬교 신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이는 2004년 공화당 경선에서 롬니가 탈락한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4년간 더욱 철저하게 준비한 롬니는 오바마를 꺾을 수 있는 공화당의 유일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대선 후보로 낙점됐다. 대선 승패를 떠나 보수 기독교로 대표되는 공화당이 모르몬교 신자인 롬니를 선택했다는 것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선출만큼이나 엄청난 변화로 여겨진다.

두 후보는 가장 큰 이슈인 경제는 물론이고 복지,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뚜렷한 정책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이번 대선을 통해 미국의 사회적 분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대선 경쟁을 치른 미국이 과연 백악관의 주인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미국 대선 #버락 오바마 #미트 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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