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오름
김종길
가시리로 갔다. 멀리 조랑말박물관이 보였다. 너른 평원에 솟은 박물관은 마치 로마의 원형경기장 같기도 하고 그 둥근 모양이 야외극장을 꼭 닮았다. 우리나라 최초로 마을에서 세운 리립박물관이라는 조랑말박물관 야외전망대에서 보니 따라비오름이 봉긋하다.
광활한 초원... 갑마장의 흔적
광활하다. 제주의 중산간이 구릉성 초지임을 진즉에 알았지만 이곳처럼 넓디넓은 평원은 제주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이런 너른 초지대는 예전부터 주목받아 갑마장이 있었다.
갑마장은 조선시대 때 최고 품종의 말을 키우던 곳으로 지금도 말 사육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비오름, 큰사슴이오름, 번널오름을 연결하는 광활한 초지대의 갑마장은 1794년에서 1899년까지 100년 가량 유지되면서 산마장과 인근 국마장에서 길러진 말 중 갑마(甲馬), 즉 최상급의 말들을 조정에 보내기 위해 집중적으로 길렀던 마장이다.
지금도 큰사슴이오름, 새끼오름, 모지오름, 장자오름, 영주산 등의 오름이 진을 펼치고 있는 이곳에 제동목장, 혜림목장, 신흥목장, 부흥목장 등 방목지가 들어서 있다. 인근에는 알뜨르 비행장과 함께 제주의 신공항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석비행장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이곳에는 갑마장길이 생겨 옛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따라비오름 가는 길을 묻다, 숙대낭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