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이명주
질문. 당신이 편의점에서 한 번이라도 한 행동을 모두 고르세요. 1. "영수증 필요하세요?" 등의 점원 질문을 묵살한 적 있다.2. 계산 과정에서 점원과 단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은 적 있다. 3. 지폐, 동전을 계산대 위에 던져놓고 나온 적 있다. 4. 반말 주문을 한 적 있다. 5. 유통기한을 확인하려 진열된 식품들을 흐트려놓은 적 있다. 6. '마음이 바뀌어' 물건을 환불한 적 있다. 7. 편의점(혹은 커피숍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든 무시한 적이 있다. 본인이 고백하는 바, 위의 목록 중 네 가지 행동을 한 적이 있다. 아침 출근길, 이런저런 업무 생각과 전날 받은 스트레스 여파로 아무말도 하기 싫은 때 '물건 하나 사려는데 뭔 말이 이리 많나' 싶어 짜증을 부린 적도 있었고, 무엇보다 해당 업종 종사자들이 그 일 외에 더 전문적인 일을 할 능력이 없을 거라 암묵적으로 무시한 바도 있음을 시인한다.
레이 힐버트와 토드 홉킨스가 쓴 '청소부 밥'에서 건물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밥은 알고보니 모 기업의 회장이었다. 현실 세계의 많은 '청소부' 중에서도 어느 단체의 훌륭한 리더가 될, 혹은 리더인, 리더였던 사람들이 많다. 또한 청소부 밥이 기업의 회장이 아니라 그저 청소부라 해도 결코 두 사람의 가치를 그 사람이 하는 일로서 평가할 수는 없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흔히 한다. 그것은 진실이다. 하지만 귀천의 시각으로 타인의 직업을 평가하는 이 또한 많다. 이러한 시각이 자신의 행동에서 드러나고, 그 행동이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봤는가. 하루에 한 번씩은 들르게 되는 편의점, 커피숍, 식당 등등, 그곳에서 무심히 하는 행동들이 곧 각자의 '품격'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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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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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손님' 자가 테스트... 당신의 품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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