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콘 섬 일주를 위해 자전거에 올라타는 아이들
양학용
지난 두 번의 자전거 여행에서 사고가 있었던 관계로 걱정이 되긴 했으나, 아이들은 그 두 번의 사고 때문에 오히려 라오스에서의 자전거 타는 법을 익혀가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무인도를 탐험하듯 열대 원시림의 소로를 비명을 질러대며 울퉁불퉁 달렸다.
그렇게 두 시간 쯤 달려 도착한 곳이 '반항콘'이라는 마을이었다. 그곳에 옛 프랑스 식민지 시절, 섬을 가로지르던 철길의 종착역이 있었다. 철로의 흔적은 강물과 만나기 직전까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우리들은 자전거를 세우고 옛 철도역이 서 있었을 난간 위에 섰다.
난간 아래로, 말 그대로, 눈이 부시도록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호수처럼 넓고 커진 강물 위로 푸른 햇살이 부서져 금모래를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거렸다. 그 금모래 밭 가장자리에서 작은 배 한 척이 흘러들었다. 아이들은 이번에는 비명 소리 대신에 탄성을 질렀다. 윤미와 하영이다.
"이모! 강이 바다처럼 예뻐요!""누가 그림을 그려 붙여놓은 것 같아요!" 그들은 섬과 강과 햇살의 아름다움을 그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나는 강을 보며 폴짝폴짝 뛰면서 그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그들을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다만 이날의 나의 일기에 아이들의 탄성 소리가 영화 속의 효과음처럼 경쾌했다고만 적혀있다. 그만큼 아이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