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께서는 몸 성하신 곳이 없답니다.할머니들과 주민들이 공사현장을 막아서면서 용역들과의 물리적인 충돌이 생기기 시작했고 주민들에게 피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위의 할머니는 현장에서 용역들과의 충돌로 인해 약 1개월간 단기기억 상실로 인해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사진은, 할머니의 진행상황과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이은주 부녀회장(정 중앙)
이형석
송전탑을 버틸 수 있을 만한 암반이 없어 암반을 대신하기 위한 콘크리트 토대작업을 위해 땅을 끝없이 파내고 있는 대형 터널과 그러한 토대작업을 위한 기구들이 널부러진 안전성조자도 의심되는 현장에서 지금까지 진행상황들과 할머니들의 콘크리트 타설작업만은 막아내야 한다는 15명 남짓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관련기사 :
<밀양 이어 청도에서도 '송전탑 충돌' 격화>)
하지만, 역시나 일정이 순탄치만은 않으려는지, 예정된 행진과 집회를 위해 다시 마을로 내려와 행열을 가다듬는 가운데 또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습니다. 시공사에서 나온 한 몇 명의 직원이 순례단과 할머니들의 모습을 불법적으로 채증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고압적이던 시공사 직원들이 순례단에 밀려 작아지는 모습에 할머니들과 주민들은 연신 속이 시원하다는 말들을 뱉어내셨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공사의 행태를 보아 순례단이 가고나서 다시 돌아올 그들의 보복에 할머니들이 더 힘들어지실까 싶어 마음 한구석이 찜찜합니다.
이후 진행된 행렬은 주민들과 지지방문자들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즉석에서 만들어진 풍물패와 현장의 할머니들을 앞세운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청정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깨끗하고 아늑한 풍경속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송전탑들의 모습과 행렬에 선뜻 함께하시지 못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한전과 시공사들이 얼마나 주민들에게 위협과 이간질을 해왔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아픈 마음으로 도착한 면 사무소에서 짧게 진행된 집회에서는 투쟁에 적극적으로 함께해오셨던 김미화 목사님의 "성경 중 맛사다 전투에 임하는 마음으로 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라는 호소와 "(면사무소) 너희 도움은 필요없다. 내가, 우리가 지킬란다(지키련다)"라는 할머니의 결의를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시간상 더 머무를 수가 없어 면사무소에 대고 우리는 송전탑을 반대한다라고 크게 소리치는 것으로 작은 판을 마무리 짓고 이어질 청도군청에서의 집회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