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들의 GDP대비 법인세 비중 현황
선대인경제연구소
보고서는 우선 '국내총생산(GDP)대비 법인세 비중'으로 나라별 순위를 매기는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동안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OECD 국가 가운데 4위"라며 "선진국 기업들보다 세금 부담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보고서는 "각 나라마다 조세체계에서 어떤 세목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지를 보기 위해 'GDP 대비 법인세 비중' 지표를 쓰고 있다"면서 "이를 마치 각국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 순위로 제시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통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높아지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세금 내는 기업 자체가 늘거나, 세금 내는 기업의 소득이 증가하거나, 법인세율 자체가 올라가는 경우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명목 법인세율은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면서 "결국 세금 내는 기업들이 늘었거나, 이들 기업들의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 1982년 이후 2010년까지 기업 수가 17.9배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이들 기업들의 소득은 83.9배 늘었지만 실제 낸 세금은 52.5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기업들이 고속성장하면서 세금 대상자가 늘고, 이들 기업의 소득도 크게 늘어 법인세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선대인 소장은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면서 소수 재벌대기업에 이익이 급증했지만 일반 가계 소득 증가율은 정체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의 소득이 급증한 반면 가계 소득이 늘지 못하면서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미·일·대만 4개국 상위 3개기업들이 실제 내는 법인세율 비교해 보니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이 내는 세금은 얼마나 될까. 기획재정부는 국세통계연보를 이용해 중소기업의 실효 법인세율은 13.1%인 반면에 대기업의 경우는 17.7%로 높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보고서 역시 2011년 국세통계연보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 전체의 실효 법인세율은 16.6%로 나왔다. 특히 현정부 들어 감세정책이 추진되면서 법인세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들의 소득규모가 커질수록 법인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