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아파트' 5년,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유명무실한 금연아파트, 복도에는 꽁초만 가득...

등록 2012.10.15 09:53수정 2012.10.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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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2007년 이래, 올해로 6년째 금연아파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연아파트 정책은 서울시를 넘어 양산시, 원주시 등으로 확대되어가지만 정작 그 정책의 근원지였던 서울시에서조차도 그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 9월 5일 오후 동작구 S아파트. 분명히 금연아파트로 선정된 지 꽤 지난 아파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문을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흡연자가 보였다. 한참을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흡연자는 끊이질 않았다.

정자 안에서 한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금연아파트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왜 담배를 피우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곳은 금연장소가 아니기에 그렇다. 복도나 놀이터가 아니지 않느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놀이터를 찾아가 보았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놀이터 근처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주민들의 호응이 아예 없었기에 실효성이 떨어지는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이 정책을 통해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전에 비해 73.8%에서 35.5%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또, 금연아파트 주민 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금연아파트가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답한 응답자 수가 38명(60.3%)였으며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 수도 21명(33.3%)으로써 긍정적으로 응답한 주민은 약 93. 6%이었다.

서울시가 도입한 금연아파트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첫째로 강제력 없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만을 독려하는 '허술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금연아파트 인증제도'를 도입할 때 특별히 과태료의 기준을 정하지 않아 금연아파트에서는 아파트 외의 시내 금연구역의 경우와는 달리 담배를 피워도 아무런 제재나 불이익이 없다.

그리고 둘째, 흡연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아 반발이 심했으며 어떤 경우에도 흡연을 허용하지 않는 뜬구름 잡기식의 정책은 궁지에 몰린 흡연자들을 놀이터 등의 금연이 시급한 곳에서의 흡연으로 몰아넣었다. 관악구의 한 주민은 '흡연자들의 권익은 실질적으로 배려하지 않는, 집값 올리기용 정책은 아니냐'는 응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시 건강증진과에 문의를 해봤지만 '금연아파트는 서울시에서 지정은 해주지만, 실질적인 관리는 보건소에서 한다'는 답변이 끝이었다. 그리하여 보건소에도 연락을 했지만 '지정시 홍보활동을 한번 해주고, 요청시 더 (홍보활동을 진행) 하겠다'라는 답만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금연아파트 정책에 관련된 서울시의 매뉴얼에는 '흡연구역 설치' 등이 명시되어 있으며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단 운영' 등을 비롯해 금연아파트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앞으로 금연아파트 정책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금연아파트 #금연구역 #흡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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