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단이 주민들이 온 몸으로 막아 공사가 중단된 해발 500m의 제약산에 올라 송전탑 공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우기
밀양시 단장면 765kv 송전탑 건설 저지투쟁은 최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진 이슈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생명평화대행진단이 안고 가는 이슈 중 하나인 제주 해군기지처럼 주민들의 삶인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생명평화대행진단이 찾아갔다.(관련기사 : <
"여긴 기자들도 안 와, 그냥 당하다가...">)
주민들은 하나같이 순수한 영혼들에 지나지 않았다. 평생 단장면에서 밭을 일궈온 할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얼마 전 공사업체 인부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민주통합당 문정선 시의원까지, 평생 '투쟁'이라는 단어를 몰랐던 사람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생계도 뒤로 한 채 투쟁에 뛰어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기자들도 찾지 않는 여기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송전탑 건설현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던 할머니 두 분이 나오셔서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만난 지 얼마 되었을까, 두 분의 눈가에는 촉촉이 눈망울이 맺혀 있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도 강정마을처럼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을 빼앗길 수 있다는 말에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하였다.
얼핏 봐도 칠순은 넘어 보이시는 분들, 이런 분들에게 투쟁이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짧은 인사가 끝나고, 송전탑 공사를 하고 있는 해발 500m의 제약산에 함께 올랐다. 주민들의 강력한 투쟁으로 송전탑이 하나도 세워지지 못한 채 공사가 중지된 상태이지만, 지난여름에는 죽을 각오를 하고 온몸으로 막아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