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11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워크숍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심지어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도 부유세를 주장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1일 선대위 중앙위 워크숍에 참석해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부유세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증세를 통해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며 "이명박정부가 감세정책을 썼는데 과연 옳았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됐나 부정적이며 낮은 세율을 더 넓혀 세원을 넓게 하고 면세 비율을 30%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며 "특히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부유세를 신설해야 하며, 통일세, 보육세도 신설하고 몸에 나쁜 담배 피우는 사람과 술 먹는 사람에게도 목적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지요.
박근혜 캠프는 이같은 김무성 본부장의 주장에 당혹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즉각적인 반응은 "선대본부장이 정책문제에 간여하지 않는다, 정책은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등입니다. 새누리당 선대위가 이렇게 당혹스러워하는 이유는 간명합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내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고) 정책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보의 생각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총괄선대본부장인 김무성 의원이 '부유세 신설' 등을 주장하니, 엇박자가 난 것이지요.
그런데 김무성 의원은 왜 이런 주장을 한 것일까요? 그의 발언에 진정성이 있을까요? 김무성 본부장은 12일, 전날 불거진 부유세 논란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개별적인 질문에 응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곤란한 상황은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인 것일까요?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본부장의 부유세 주장에 대해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일시적으로 너무 지나치게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 본부장이 부유세 주장을 하기에 앞서 내놓은 말들은 전부 복지포퓰리즘에 대한 비판이었기 때문에 그의 발언 자체에 별 신빙성이 없다는 언론의 분석도 나돕니다. 헛소리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일까요? 새누리당와 박근혜 후보가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노선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기 때문인 것이지요.
마침, 김무성 본부장은 12일 오후 성명을 냈습니다. 그는 "본인이 어제 선대위 중앙위 워크숍에서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부유세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한 내용은 총괄선대본부장 직함 자격으로 한 말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본부장은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6월부터 복지를 늘리려면 증세가 일부 불가피하다는 소신을 여러 차례 피력해왔다"며 "이 자리에서 평소 소신을 밝혔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박근혜 후보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전혀 상의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공약은 국민행복추진위원회와 공약위원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본의 아니게 혼선이 빚어지게 해드린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정우 "복지국가 하려면 증세는 불가피... 부유세는 좋은 세금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