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영산' 백두산. 아마도 백두산은 배달겨레의 영원한 '청산'일 것이다.
정만진
'현대인'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현대인은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이는 내가 만들어낸 독창적 표현은 아니다. 1956년에 출간된 윌리엄 H. 화이트의 <조직 속의 인간>에 나오는 '현대인은 고향을 등진 조직인'이라는 경구를 변용한 표현이다.
청동기 이래 '조직의 쓴맛을 보여주겠다'는 농담이 가장 노골적으로 횡행하는 시대가 바로 현대사회일 것이다. 인간소외가 일반화된 세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여 있지만 현대사회의 조직은 공동체 사회가 아니다. 출근길에 문자메시지로 '오늘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퇴직 발령장을 받는 사회,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있다.
현대인들, '조직의 쓴맛' 속에서 늘 인간소외물론 아득한 고려 시대에도 '군중 속의 고독'은 존재했다. <청산별곡>이 바로 그런 마음을 가장 절절하게 노래한 고려가요다. 머루랑 다래랑 먹으면서 '청산'에 살고 싶지만, 미워하는 이도 없고 사랑하는 이도 없는데도 '애꿎게' 돌에 맞아 울어야 한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이링공 뎌링공하야 나즈란 디내와손뎌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엇디호리라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