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도. 왼쪽 빨간색 부분이 랴오닝성이며, 오른쪽 빨간색 부분이 랴오닝성 중 진저우시의 위치이다. '2013 중국 금주 세계원림박람회' 홍보책자 촬영.
최육상
광활한 중국 대륙을 버스 바퀴에 의지해 가로지른다. 가도 가도 닿을 수 없을 듯한 지평선을 바라본다. 어느 순간 고속도로 양 옆으로 옥수수 밭이 펼쳐진다. 끝도 없이 고갯짓을 하는 옥수수 밭의 규모는 바다와 같아 가늠조차 안 간다. 경이로움에 시간을 계산해보니 옥수수 밭은 1시간 30분이 넘도록 따라붙고 있다.
옥수수 밭이 끝나는가 싶더니 뒤이어 커다란 왕골을 품은 늪지대가 늘어선다. 왕골이 자라는 면적도 옥수수 밭 못지않다. 1시간이 넘도록 너울거리는 왕골이라니.
문득 궁금하다. 이 넓은 옥수수 밭과 왕골은 어떻게 경작하고 누가 수확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보다 호기심을 자극한 것 한 가지 더. 바로 옥수수 밭과 고속도로 사이로 수십 km씩 띄엄띄엄 이어진 냇물 같은 곳에 자리한 참게 양식장이다. 우리나라의 임진강과 섬진강의 참게를 떠올리다, 이쯤 되면 중국의 양식 게는 자연산이나 다름없지 않을까란 생각에 빠져본다.
세계원림박람회 준비 현장을 찾아 중국으로 향하다지난 9월 중순, 중국의 동북 3성 중 하나인 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시에서 진저우(錦州)시까지 버스로 이동하며 본 생경한 풍경이다. 선양에서 진저우까지는 270km 정도, 버스로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그 긴 구간에 흔한 터널 하나 없다. 굽이진 길도 거의 없고 평지만이 끝도 없이 뻗어 있다. 선양 공항을 출발, 지겨울 만큼 평지를 달려 비로소 산이 하나 보이면 바로 그곳에 진저우시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 2시간 30분 동안 고속도로를 달리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갈 수 있다. 이 구간에 옥수수 밭과 왕골 늪지대가 빽빽하게 펼쳐져 있다고 상상해 보라. 참게 양식장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의 땅덩이가 얼마나 넓은지 어림짐작할 수 있다. 자연스레 '대륙의 기상'이 떠오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