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박정희 독재 옹호'한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 물러나라

등록 2012.10.10 10:42수정 2012.10.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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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이 혁명이냐?"
"3선 개헌과 유신을 거치면서 비판(받고) 부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나름대로 헌법적 질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5.16 절차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시대적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니까 역사학자로서 현상을 볼 뿐이다. 나름 독재가 필요할 수 있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이 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 사이에 오간 대화록입니다. 충격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불과 얼마 전 박정희 시대에 대한 역사인식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결국 지난 달 24일 국민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런데 국사편찬위원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와 5.16군사반란을 미화하고, 독재도 상황에 따라 가능하다는 망언을 당당하게 했습니다. 특히 그는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비판하자
"제 인격도 존중해달라"고도 했습니다. 자신의 인격이 중요하면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부터 비판해야 합니다. 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입니다.

하기사 이태진 위원장을 국사편찬위원장에 임명한 것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이 위원장은 현대사 왜곡을 시도하는 뉴라이트 계열입니다. 지난 해 11월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새 역사교과서에서 이승만·박정희의 독재정치와 해방 후 친일파 청산 노력, 특히 5.18항쟁 부분까지 삭제를 시도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 때 이 위원장은 "박정희 정권도 처음부터 독재를 하진 않았다"며 교과부 방침을 옹호했습니다. 기자들이 "독재정권과 독재화는 의미가 뭐가 다르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정권이 장기집권을 하려다 보니 독재화되는 거지, (박 정권이) 출발할 때부터 독재였던 것은 아니지 않느냐" 반문했습니다. '독재화'라는 기상천외한 단어까지 만들어내며 박정희를 미화하는 이 위원장에게 역사에 관한 선한 일은 나올 수가 없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역사교과서에 '한·일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일왕'을 '천황'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 사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김구 선생 사진은 삭제, 87년 6월항쟁 상징 사진인 이한열 열사 사진은 참혹하니 빼라고 했습니다. 결국 각 교과사는 국사편찬위 수정 권고를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독재는 옹호하고, 일본극우 시각에서 일제식민지를 바라보는 사람에게 국사편찬위원장을 맡길 수 없습니다. 이 위원장은 물러나야 합니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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