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치유센터
김봉준
김근태치유센터는 과거 독재정권하에서 발생한 고문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최근의 민간인 불법사찰 등 국가공권력 남용사건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외상 치유를 위한 민간 단위의 전문 치유센터를 목표로 한다.
고문피해자와 유족 그리고 각계의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김근태치유센터 설립추진위원회는 올해 안에 집행기구를 조직하기로 했다.
또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치유센터설립기금 마련 공개 행사를 진행하는 등 김근태치유센터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향후 김근태치유센터는 ▲ 고문 피해자들을 위한 전문 치유와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진행하고 ▲ 국가폭력 피해와 피해자 치유에 관한 연구 조사 활동 ▲ 고문방지와 피해보상 법제화 ▲ 고문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연대 기금 조성 ▲ 국제고문방지기구들과 협력사업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고문피해자들의 실태현재 고문피해자들의 실태와 관련해 2011년 인권의학연구소가 실시한 '고문피해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문피해자들의 76.5%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체화증상(43.2%), 대인관계 적응문제(27.7%), 우울(25.4%), 불안(31.9%), 적대감(27.7%) 등 정서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24.4%로 일반인 평균에 비해 2.4배 높았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들의 경우도 비슷한 정도의 정신·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고문피해자 본인과 그 가족들은 국가폭력을 경험한 지 20~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적 삶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90년대 중반 이후 5·18항쟁 피해자와 4·3항쟁 피해자를 비롯한 다수의 과거사 사건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정치적 사과와 경제적 보상, 지원이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피해자들의 삶의 질은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고 있다. 경제적 보상이 이미 이뤄진 5·18 피해자들의 경우, 전체 5·18 유공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여전히 최저생계비 이하의 빈곤상태에 처해 있다(2006년 5·18기념재단 보고 자료). 5·18 유공자들의 자살 통계를 보면, 1980년대 25명, 1990년대 3명, 2000~20011년까지 12명으로 경제적 보상 이후 자살률이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가폭력피해자들의 온전한 삶으로의 회복이 진실규명이나 법적·정치적·경제적 보상 외에 시민사회 내 민주적 사회윤리의 정착과 피해자들에 대한 '기억'과 '치유'가 함께 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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