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동막리 골프장 공사 현장(2012년 3월). 공사로 허연 등을 드러내고 있는 장락산 산등성이.
성낙선
현재 강원도 내에는 총 49개의 골프장이 영업을 하고 있고,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골프장이 23개, 인허가 절차에 있는 것이 11개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홍천의 구만리, 동막리, 갈마곡리, 강릉의 구정리, 원주의 구학리 등은 주민들과 사업자 간 골프장건설을 둘러싼 대립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들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부터는 불법골프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생명버스 행사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주관으로 매달 진행되고 있으며, 강원도청 주변에서는 골프장건설 인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노숙농성이 30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광역단체장 보궐선거 당시 불법·탈법 골프장문제의 해결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최문순 지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지체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생태계와 주민들 삶에 큰 영향 미치는 '골프장 건설'국내에서 골프는 이를 즐기는 인구가 400만 명이 넘으면서 과거 소수의 부유층만이 독점하던 사치스런 운동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국민스포츠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골프장 개발에 비교적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골프장 개발을 무조건적 반대의 시각에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은 다른 레저시설의 개발과 달리 매우 넓은 면적에 걸쳐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를 수반한다. 특히 강원도는 산지지형이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수목밀도가 높은 산림지가 많아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를 절개하여 전용해야 하므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강원도가 가진 이런 환경조건들과 수도권에 근접한 지리적 여건은 국내의 다른 지역들보다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환경보전 요구와 개발 욕구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간과해서 안 될 것은 골프장개발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농약살포로 인한 주변수계의 수질오염, 지하수고갈, 지역공동체의 와해 등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존권을 위협한다. 현재 강원도 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골프장건설지역은 예외 없이 심각한 환경훼손과 더불어 마을공동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강원도 내 골프장 난개발 '심각한 후유증'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