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한 아파트의 모습. 태극기를 단 집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윤선훈
물론 태극기를 반드시 바깥에 게양할 필요는 없다. 행정안전부 누리집에 태극기 관련 페이지에는 '태극기를 실내에 게양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자취생·기숙사생들 상당수가 태극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 본래 집에는 있지만 자취방이나 기숙사에는 없는 경우다. 태극기를 달 곳도 마땅치 않았지만, 태극기를 살 수 있는 곳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태극기는 문구점이나 마트 등에서 판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몇몇 대학교 근처의 편의점과 문구점 등을 조사한 결과 태극기를 파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파는 곳이 있고 팔지 않는 곳이 있는 것이다. 사실 태극기를 파는 곳은 문구점 외에도 많다. 각급 지자체 민원실(시·군·구청 및 읍·면·동 주민센터 등), 인터넷우체국, 인터넷 쇼핑몰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들은 태극기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들의 태극기 게양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 1동은 10월 1일부터 9일까지 태극기 게양의 날로 지정했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태극기 달기 홍보물 배부와 가두 캠페인을 펼쳤고, 주민들도 아파트 부녀회 등을 통해 태극기 게양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감천 1동은 지난 광복절에는 옥천로와 감천로 일부를 태극기 시범거리로 지정하기도 했으며, 주민자치위원회 등에서 기금을 마련해 태극기와 국기꽂이를 100개씩 구입해 나눠 주기도 했다.
충주시 지현동 역시 10월 9일까지를 태극기 달기 운동 집중 추진기간으로 정하고, 광범위한 주민 동참을 위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홍보물, 안내방송 등을 통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 태극기를 집중 게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마음만 먹으면 태극기를 달 수 있는 시민들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태극기 게양 및 구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혹은 정보가 필요한 이들에겐, 여전히 태극기 게양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